평소 의견충돌이 잦은 최씨 부부는 ‘부부성장 프로그램’에 참가해 재미난 실험을 했다.
‘사랑’ ‘대화’ 라고 적힌 호두만한 크기의 알맹이와 ‘TV시청’ ‘낚시’ ‘낮잠’ ‘수다떨기’ 등이 적힌 콩알만한 알맹이를 가득 받아 들었다.
문제는 이 알맹이들을 밥공기만한 그릇에 가장 많이 담는 방법을 찾는 것. 최씨 부부는 이리저리 궁리한 끝에 호두만한 알맹이를 먼저 담고 그 다음에 콩알만한 알맹이를 사이사이에 채워 넣었다. 실험이 끝나고 세어보니 다른 부부들보다 훨씬 많이 담았다.
그때 강사의 말 한마디가 최씨 부부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소중한 것을 먼저 하십시오.” 이들은 부부 사이에 가장 소중한 ‘사랑’과 ‘대화’를 제쳐두고 부수적인 것들을 우선시하는 바람에 말다툼이 잦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산 가톨릭대학교 영성심리상담연구소(소장 조옥진 신부)가 최근 개발한 가정성화 프로그램은 이처럼 가족이 스스로 잘못된 습관을 찾아내어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련 인터뷰 17면
가정성화 프로그램은 일가족이 참가할 수 있는 ‘가정성화’ 부부 및 성인남녀가 참가하는 ‘부부성장’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10대와 기성세대의 아름다운 제휴’ 등 3가지가 있다.
하루 7시간씩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지도자가 주제를 설명하고 나면 참가자들은 직접 실습한 후 그 결과를 갖고 토론을 한다. 실습주제는 한 프로그램에 ‘주도적이 되어라’ ‘상호이익을 추구하라’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라’ 등 7가지가 있다.
참가자들은 이틀간 이런 주제를 갖고 실습에 열중하다 보면 자신의 잘못된 습관이 무엇인지 또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각 프로그램은 ‘가족이 함께 하는 명상기도’와 같은 영적성장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되기 때문에 가정의 신앙성숙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10대와 기성세대의 아름다운 제휴’ 프로그램은 활동력은 뛰어나지만 의존적이고 책임감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세대간 화합의 필요성을 인식시켜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성공하는 가족들의 7가지 습관」 등의 책을 참조해 조옥진 신부가 직접 개발했다.
조 신부는 “올해 여러 교구에서 ‘가정성화’를 주요 사목지표로 설정했지만 가정사목은 아직도 강의식 또는 행사성 생명 운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대가정의 시급한 문제는 가족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성심리상담연구소는 교구와 본당의 신청을 받아 출장지도 형태로 이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와 별도로 △가족이 함께하는 사순절 특별 명상기도회(3월6일∼4월11일) △가정성화 프로그램(5월) △청소년 대상 종교적 가치 명료화 프로그램(7월∼8월) △부부성장 프로그램(11월) 등을 자체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문의:051-466-9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