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침 7시.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경기도 동두천시 중심가 중앙로 일대가 소란스러워졌다. 새벽 미사를 마치고 나온 동두천본당(주임 김석원 신부) 신자들이 빗자루와 쓰레받기 쓰레기 봉투를 들고 거리 청소에 나선 것.
“매월 셋째 주일은 미화원들이 쉬는 날이어서 거리가 지저분합니다. 그래서 나선 일입니다.” 이기훈(바오로) 본당 평협회장은 아침 운동 삼아서 하는 일이라며 밝게 웃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다. 2년전 한 남성 구역모임에서 시작한 일이 자연스레 본당 차원의 활동으로 확대됐다. 강제성을 띠지 않아선지 청소하는 신자들의 모습에는 활기가 넘친다.
청소 구간은 동두천의 번화가인 중앙로 일대 1km. 하지만 얼마 전부턴 청소 구간이 500m로 짧아졌다. 지역 주민들의 모임인 ‘애향 동지회’라는 단체가 동두천본당의 활동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시기(?)한 나머지 “우리도 하겠다”고 나선 것. 최근에는 개신교 등 타 단체들의 청소 참여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신자가 아닌 동두천시 시장도 본당 신자들과 함께 청소를 하고 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서…’라는 성서 격언이 딱 들어 맞는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젠 동두천 시가지에 사는 사람들이 성당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거리 청소를 한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송창열(요한) 남성총구역장은 “청소를 하고 있으면 행인들이 성당에서 나왔으냐며 물어보곤 한다”며 “청소를 하면서 성당에 다니는 자부심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여기서 멈출 순 없다. 이제는 시가지 청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역 단위의 마을 청소로 확산되고 있다. 전체 18개 구역 중 현재 마을 단위로 청소를 하고 있는 곳은 3개 구역. 앞으로 2~3개 구역이 더 마을 청소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성당에 다니면 이렇게 좋은 일을 하게 되는군요.”
땅만 보며 빗자루질을 하던 김성보(마티아) 노인분과위원장에게 한 행인이 말을 건넸다. 허리를 편 김위원장이 “그럼요. 성당에 나오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찾아오세요”라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