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신당동 지역 허름한 주택가의 단칸방에 홀로 살면서 복지관에서 전달하는 점심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김 할머니는 1월22일 뜻밖의 손님에 깜짝 놀랐다. 도시락을 갖다 주는 복지관 봉사자가 여느 때와 달리 코흘리개에 불과한 꼬마였기 때문이다.
“할머니 점심 도시락 갖고 왔어요” 하고 인사하는 꼬마는 초등학교 2학년인 강동휘(사도 요한 9 계성초등학교) 어린이였다. 가슴에 꼭 품고 있던 도시락 가방을 조심스럽게 할머니에게 건네는 순간 서로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동휘는 맛있게 드시라는 인사를 남기고 남은 도시락을 마저 전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 중구 신당종합사회복지관(관장 홍기범 신부)이 겨울방학을 맞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1월20일부터 5일간 마련한 ‘엄마와 함께하는 자원봉사학교’에는 동휘를 비롯한 10여명의 초등학생이 복지관 일대 홀몸 노인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오전 11시께 복지관에 도착한 아이들은 아주머니 봉사자들이 미리 준비해 놓은 도시락을 가방에 담은 다음 배달해야 할 집 주소가 적힌 쪽지를 들고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섰다.
아이들이 하루에 배달한 도시락은 7개 정도. 아무리 엄마와 함께 한다고 해도 한번 봉사에 나서면 최소한 2km를 걸으며 헤매야 하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얼굴엔 전혀 지친 기색이 없다.
봉사학교에 참가한 권상훈(10 계성초등학교 3년) 군은 “눈이 와서 춥고 힘들기도 했지만 도시락을 받고 좋아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며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자원봉사학교 책임자 김연화(루시아 25)씨는 “요즘 아이들이 너무 고생을 모르고 또 이기주의에 물드는 것 같아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하루 또는 며칠에 불과한 체험이지만 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가슴에 사랑의 불씨를 심을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