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엔 한 달에 한번 모였는데 ‘의무적으로 모인다’는 느낌 밖엔 없었죠. 그런데 지난 6월부터 본당에서 매주 수요일을 ‘소공동체의 날’로 선포하면서 구역모임이 굉장히 활성화했어요. 신앙생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고 다들 기쁘고 즐거워해요.”(9구역장 박순덕 크리스티나씨)
청주교구 분평동본당(주임 이중섭 신부)이 구역·반 모임의 활성화를 통해 초대교회(사도행전2 4장)의 모습을 일궈가고 있다. 본당으로 설정된 지 불과 1년6개월. 그럼에도 냉담자 비율을 10대 이하로 떨어뜨렸을 뿐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나눔과 섬김의 소공동체’를 실현해내고 있다.
‘소공동체의 날’ 선포 이래 8개 구역 24개 반은 매주 수요일이면 오전 10시나 오후 8시30분에 각 반별로 모여 성서를 5장씩 통독하고 반별 활동보고와 활동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예비신자와 전입교우를 돌보고 쉬는 교우를 권면하며 어려운 이웃과 환자들을 돌보고 연도 및 전례 봉사 본당과 구역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본당 측에선 이를 위해 신자들에게 신앙생활 노트를 제작 배포했다.
특히 ‘예비신자 챙기기’는 분평동본당 반모임의 특징 중의 특징. 본당에서는 예비 신자들이 등록할 때마다 ‘예비신자 등록서’에 반장과 구역장 서명을 받도록 한다. 예비신자 교리반에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구역 반의 몫이고 특히 약 3개월 후 예비신자 선발 예식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구역 반 모임에 의무적으로 참석토록 하는 것은 물론 해당 구역 반에서 대부모를 미리 정해 주어 예비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돕도록 한다. 이런 ‘예비신자 챙기기’는 세례 후까지 이어진다.
총구역장 권옥(44 로사)씨의 말. “예비신자 때부터 소공동체 활동을 한 분들은 신앙생활을 잘하고 성당에도 잘 나옵니다. ‘챙긴 신자들은 안 빠져 나간다는 것’을 깨닫게 됐지요. 그래서 최근엔 쉬는 신자들에게도 주보나 성당 문집을 넣어주고 때로는 떡도 나누면서 챙기고 있어요.”
이렇게 소공동체가 활성화하면서 이전까지는 주로 레지오 단원들의 몫으로만 여겨졌던 상가 방문과 연도 바치기에도 각 소공동체 신자들이 참여하는 등 큰 변화가 생겼다. 이로 인해 본당 공동체 전체에 친교와 화합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 11월27일 청주시 분평동의 한 빌라 3층에 모인 9구역은 특히 반 모임이 잘 되는 구역. 비결은 ‘9일기도’다. 어려움에 처한 가정에서 기도를 청할 때마다 군말 없이 그 가정을 찾아가 9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를 바치는 정성을 보인다.
또 하나. 매주 토요일이면 오전 8시30분마다 모여 구역내 거리 청소를 한다. 덕분에 이젠 거리에 쓰레기가 없어졌고 예비신자도 생기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석달 전 예비신자 선발예식을 거쳐 ‘젬마’라는 세례명을 미리 갖게 된 박선희(38)씨는 “예비신자가 되고 보니 부담스러운 게 많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졌지만 반모임에 나오는 게 너무 좋다”고 털어놓는다.
이중섭 신부는 “신자들이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말씀의 맛을 들이고 각자 삶의 자리에서 신앙을 실천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소공동체가 더 활성화해 예비신자 전교도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라지만 현재로서는 성서 맛들이기와 친교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