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두산을 외국인들 가운데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 교회의 순교 역사에 대해 설명하면 한결같이 감동어린 눈빛으로 변합니다. 남태평양 피지에서 오신 한 수녀님은 설명을 듣는 동안 내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절두산 순교성지의 영어 통역 봉사단으로 봉사해온 최형덕(64 요셉 서울 일원동본당)씨의 말이다. 이는 최씨만이 아니라 절두산 통역 봉사자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월드컵을 앞둔 지난해 11월 절두산 순교성지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안내하기 위해 발족한 통역봉사단(단장 최명자)이 발족 1주년을 맞았다. 발족 당시에는 봉사자가 90명이 넘었고 언어도 일어와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 등 다양했지만 지금은 8명의 영어 통역 봉사자만이 계속 활동하고 있다.
그 동안 이들의 도움을 받은 외국인 단체들은 러시아 정교회 성직자 50명을 비롯해 미국 장로교 은퇴 선교사 30여명 세계가톨릭의사협회 세계총회 참가자 140명 주한 외국인 선교사 30명 등이며 그 밖에 개별 관광객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최명자(58 아가다 서울 서초본당) 단장은 “‘통역 봉사’ 라는 일이 그리 쉽지만 않다”며 “많은 분들이 봉사에 함께 할 수 없어 아쉽지만 사실 ‘수(數)’보다는 봉사자의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외국인들에게 성지를 제대로 안내하기 위해서는 능통한 영어 구사 능력뿐 아니라 한국 교회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본격적인 통역 봉사에 나서기 전 10주간의 교육을 받고 성지 내의 주간의 교육을 받은 것은 물론 야외전시장과 박물관 내부를 꼼꼼히 파악하면서 안내에 필요한 제반 준비를 했다. 지금도 매월 모임을 갖고 경험을 나누면서 더 나은 봉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교대로 봉사하고 있는 이들은 “단순히 성지를 알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순교자들의 얼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