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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나의 삶을 희망으로 만들어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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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이라는 것을 타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도 해보고…너무나 행복해요.”

얼마 전 자활후견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성실히 참가한 김씨가 모범생으로 개근상을 받으면서 한 말이다.

일하고 싶어도 믿어주는 이가 없어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신체장애 또는 건강이 좋지 못해 일자리 얻기 힘든 이들의 후견인이 되어 주는 자활후견기관을 운영하면서 나는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쳤었다.

‘이제 그만둘까? 의미도 찾지 못한 이 일들을 하느님께서는 정말 원하실까?’ 갖가지 생각들로 마음이 어지러웠던 어느날 신체 장애인인 김씨가 주뼛주뼛하며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말도 더듬거리며 눈의 초점도 흐려 있었다. 게다가 얼굴은 영양실조로 누렇게 떠 있었다. 한마디로 그의 몸에는 절망이 절절이 배 있었다.

“일하며 열심히 살고 싶은데 아무도 나를 써주지 않아요. 갈 곳도 없고… 좀 도와주세요.” 그는 울먹이며 말끝을 흐렸다.

올해 나이 서른 두 살인 김씨는 시골에서 어렵게 살다가 몇 년 전 서울로 올라와 일자리를 찾아 전전긍긍하다가 비닐하우스 촌으로 들어갔다.

가끔씩 하루 품을 팔기는 했지만 그 품값으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술을 마시곤 해 지금은 심한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어릴 때 신자가 되었지만 자신의 삶이 너무 어려워 지금까지 하느님을 죽도록 미워하고 원망만 하면서 살아 왔다고 했다. 모두 잘 사는데 아무 잘못도 없는 자신에게 이런 아픔과 고통만을 주는 하느님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김씨는 이곳 자활후견기관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술 때문에 무척 힘들어 했지만 일자리도 마련되고 술도 끊고 차츰 체력도 회복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따뜻한 웃음소리와 사랑으로 그의 삶은 놀랍게 변화되어 갔다.

이제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오늘도 내가 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씨. 나의 삶을 희망으로 만들어주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라며 하느님은 자비의 하느님이시란다.

오늘도 환하게 웃으며 일터로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그 옛날 야곱처럼 외치고 싶었다. “바로 여기 가난한 자들의 하느님이 계셨구나”하고.

▲ 다음 필자는 서울대교구 우면동본당 주임 정연정 신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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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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