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4일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이탈리아 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이탈리아를 비롯한 그리스도교 국가들이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이탈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950여명의 상하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통해 국제 테러와 성지에서의 분쟁 등 전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이탈리아가 그리스도교의 뿌리를 바탕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이와 관련 그리스도교가 상호 존중과 용서와 화해의 종교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역사적으로 이탈리아를 비롯해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형성돼 온 국가들은 “현재의 위협들이 주는 위험성을 간과해서도 안되지만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갈등의 논리에 속박당해서도 안된다”고 밝혀 유럽의 그리스도교 국가들이 이라크와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교황은 이밖에도 이탈리아의 출생률 저조 현상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가정과 결혼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 뒷받침과 학교 교육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82세 고령의 교황은 이날 50분간 연설 도중 20여 차례 박수를 받는 등 환대를 받았다. 또 교황이 연설을 마치면서 “이탈리아를 축복하소서”하고 기원하자 의원들은 교황에게 약 2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교황의 연설은 지난 한 세기간 지속된 이탈리아 정부와 교황청과의 해묵은 갈등을 치유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교황 비오 9세(재위 1846-1878) 시절인 1860년 이탈리의 통일로 교황청이 세속적인 권력을 상실하면서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 간의 관계는 악화됐다. 이후 1929년 이탈리아 정부와 교황청은 서로 주권 국가임을 인정하는 조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