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오순절 평화의 마을 뒷동산.
일본 최고의 숯 전문가 수기우라 긴지(78)씨는 숯가마를 완성한 후 “수도자들이 기도하면서 숯을 구우면 이 가마에서 가장 좋은 숯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땀방울을 씻었다. 그리고 일본의 전통방식대로 가마 주위를 돌면서 소금과 술을 뿌린 후 불을 붙였다.
이 숯가마는 일본 숯굽기회 회원들이 민간교류 차원에서 숯가마 설치기술과 숯 굽는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한국에 설치한 첫 작품. 한국의 숯 연구가들과 교류하고 있는 이들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인정받는 자국의 숯 기술을 전수할 가마를 한국에 3군데에 설치하기로 하고 우선 평화의 마을에 첫 번째 가마를 만들었다.
이들은 평화의 마을이 가톨릭 수도자들의 기도와 봉사의 터전이라는 말을 듣고 흔쾌히 현해탄을 건너왔다. 앞으로 경기도 김포와 광릉수목원에도 똑같은 숯가마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에 설치한 숯가마는 목재 2∼3톤을 한꺼번에 넣고 구울 수 있는 전통 재래식 진흙 가마와 드럼통 가마 그리고 흙덮기 가마 등 3개.
5일 동안 꼬박 매달려 작업한 이들은 “탈취·항균·음이온 등의 효능이 있는 숯은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고 공해에 찌든 현대인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신의 선물”이라며 “특히 수도자들이 숯을 구워 팔아 행려자와 장애인들의 살림살이에 보탠다고 하니 보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오순절 평화의 수도회 수사들은 1년 전부터 틈틈이 이들로부터 숯 굽는 기술을 전수 받았다. 연료용·농업용 숯은 지금 당장이라도 생산할 수 있지만 기술을 좀 더 익혀서 가정용 건강숯으로 상품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가마 점화식에 참석한 한국 숯연구회 조재명(68) 회장은 “일본 전문가들의 기술과 수도자들의 기도가 합쳐지면 최고 품질의 숯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수영 원장신부는 “현해탄을 건너와 병들어 가는 자연과 인간을 살리는 숯 기술을 전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며 “기도와 정성으로 숯을 구워 보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