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도 가평 꽃동네. 장애우들이 기거하고 있는 희망의 집 한켠에서는 맹호부대 808 포병대대 소속 레지오 단원들의 진지한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레지오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내무 생활에서부터 군 생활 전반에서 사랑을 실천할 때 성모님의 참된 군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부대를 벗어나 꽃동네에서 19일까지 봉사를 하며 모인 이유는 레지오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현재 14명의 병사로 구성된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은 군종교구 사상 처음으로 생긴 병사들의 레지오.
지난 2000년 훈련을 앞두고 창고에서 장비를 점검하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벡실리움과 성모상을 발견한 808 대대 병사들은 이 사실을 대대장에게 알렸고 ‘군대 속에 성모님의 군대를 세워 복음화의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병사 레지오를 창단했다. 이 성물은 예전에 레지오 창단을 준비하던 대대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불발에 그쳐 창고에서 잠자던 것이었다.
첫 병사 레지오라는 자부심은 가득했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레지오를 활성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대부분 새 영세자이고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했더라도 레지오는 금시초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못한 병사들이 의기 투합 레지오를 ‘군대 속에 복음을 전하는 소수의 정예부대’를 만들기로 했다. 레지오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대대 곳곳에 흩어져 훈련을 하고 있는 단원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단장 김석남(22 의배 마르코) 병장이 나섰다.
“각기 훈련과 생활이 있는데 한데 모이기란 쉽지 않았지만 신부님을 찾아가 레지오를 살려 보겠다며 피정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신부님은 ‘너희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흔쾌히 승락하셨고 대대장님도 적극 후원해 주셨습니다.”
군생활 최대의 낙이라는 휴가마저 뒤로 미루고 레지오를 살리기 위해 모인 병사들은 머리를 맞대고 날이 새는 줄 모르고 열띤 논의를 계속했다.
“군 생활을 힘들어 하는 동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는 사랑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도부터 열심히 합시다. 야간 보초를 설 때나 행군을 하면서도 화살기도 묵주기도를 바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