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가까운 오랜 역사를 지닌 한 시골 공소 신자들이 마침내 번듯한 공소 건물을 마련 숙원을 풀었다. 마산교구 거창본당(주임 조영희 신부) 가조 공소 신자들이다.
3일 경남 거창군 가북면 해평리 635번지 새 공소 건물에서 부교구장 안명옥 주교 주례로 새 공소 봉헌식을 가진 40여명의 공소 신자들은 벅찬 감회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 동안 돼지 축사를 개조한 건물을 공소로 사용해오면서 겪은 어려움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듯했다.
1880년대에 경북 상주와 김천 등지의 신자들이 거창군 가북면 박암리에 정착하면서 시작된 가조 공소는 지난 1980년대까지 신자 개인 집을 이용해 공소 예절을 바치면서 지내다가 1984년 한 신자가 기증한 돼지 축사를 개조해 공소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회합실은 커녕 변변한 화장실 하나 없는 상황이어서 신자들은 1986년부터 공소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난한 시골 공소여서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고 그나마 건물도 세월이 흐르면서 비가 새는 등 신자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다 뜻하지 않은 도움의 손길이 왔다. 지난해 여름 가조면의 고향집에 들렀다 공소를 방문한 서울의 변 수산나와 아녜스 두 자매가 어려운 공소 현실을 보고는 지난해 말 공소 건립 기금으로 1억원을 보내온 것이다. 이름과 본당마저 밝히지 않은 두 자매의 정성에 힘을 얻은 신자들은 그동안 모아온 2000만원을 털었고 여기에 교구와 거창본당의 도움까지 합하여 지난 3월 공소 신축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6개월 간의 공사 끝에 대지 194평에 성전과 회합실 등을 갖춘 지상 2층 건물을 완공하여 이날 봉헌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점준(마르티노)회장은 “이렇게 번듯한 공소 건물을 신축할 수 있게 도와준 많은 분들과 하느님께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이제 더 많은 교우들이 이 하느님의 집에서 함께 공소 예절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