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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구 교우촌 산사태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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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루사’는 어렵지만 오손도손 신앙을 키우며 살아가던 산골마을 교우촌을 휩쓸고 지나갔다. 병인박해 때부터 신앙을 이어오고 있는 교우촌 김천 지례본당(주임 김종기 신부) 황점공소는 이번 태풍 ‘루사’로 인해 주민 6가옥이 사는 마을 전체가 산사태로 폐허가 되어 버렸다. 경북 김천시 증산면 황점리 장지터에 자리잡고 있는 황점공소는 “이곳에도 사람들이 사나”할 정도로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오지 마을.
산사태로 가옥 전체가 완파된 정수라(69 마리아)씨는 “도망치듯 겨우 몸만 빠져 나왔다”면서 “고향에서 화전이나 붙여먹고 살려고 아들에게 떼를 써 금년 봄에 마련한 집을 깡그리 잃었지만 면에서는 거주 신고를 안했다고 보상도 해 줄 수 없다고 하니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며 흐느꼈다.
양봉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김정선(44 토마스)씨도 “국유림을 관리하는 영림소에서 지난해 벌목을 한 후 제때에 치우지 않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이번 산사태 때 함께 휩쓸려 내려와 더 큰 피해를 낳았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복구와 보상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산사태가 난 지 닷새 만에 군인들이 중장비를 몰고 와 긴급복구 작업을 하면서 겨우 사람들이 왕래할 수 있는 길을 뚫었습니다.” 교우촌 개발을 위해 황점공소에 파견 나와있는 이상영신부는 “오지여서 그런지 복구 지원이 너무 늦어 주민들이 크게 낙담하고 있는 만큼 대형 굴착기를 가진 신자 봉사자들이 찾아주었으면 더없이 고맙겠다”고 말했다.
온 세상을 잃어버린 듯한 절망 속에서도 황점공소 신자들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가 되어주고 있는 것은 바로 공소건물의 ‘안전’. 주민 6가옥이 사는 마을 전체가 산사태로 폐허가 되어 버렸지만 공소는 담벼락이 무너졌을 뿐 온전하게 ‘살아 남았고’ 야외 성모상 역시 무사했던 것.
“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엄청난 토사와 바윗돌이 굴러 내려와 집을 덮쳤지만 피신하지 않고 공소와 성모상을 온전하게 보전해달라고 정신을 놓지 않고 혼신을 다해 기도했습니다.” 이곳에서 4대째 살고 있다는 김영준(67 치릴로) 공소회장은 ““마을 전체를 휩쓸고 거침없이 밀려 내려오던 바윗돌들이 공소 돌담을 허물고 성모상 앞에 멈춰섰다”면서 의지할 곳 없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황점공소는 1866년 병인박해 때 경남 사천에 살던 유재선(베드로)의 조부인 유 바오로가 이곳으로 피난와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전통적인 교우촌으로 1901년 김천(현 황금동)본당이 설립되면서 관할 공소가 된 후 현재는 김천 지례본당 관할 공소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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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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