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리는 보통 걸어다녔지. 매괴(감곡)성당 관할일 땐 4대축일이면 사흘간 110리를 걸어갔어. 헌데 뭐가 바빠서 성당엘 못 간다고?
막 시집온 15살 때부터 지금까지 77년간 신앙생활을 해온 김덕연(안젤라 92) 할머니. 아직도 아침 저녁으로 하루 5단씩 묵주기도를 바칠 만큼 정정한 김 할머니는 타지 손자 손녀들이 신앙생활에 소홀하단 소식을 듣고 한바탕 훈시를 늘어놓는다. 할아버지들도 곁에서 한마디 거든다. 그럼 당연하지. 그말 들어 싸지.
9월25일 공소 설립 100돌을 맞은 청주교구 오창본당(주임 박치영 신부) 지게바위 공소는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지게바위공소 설립 100주년 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성당 오르막에 내걸리고 50가구 안팎 마을 주민들은 잔치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여기저기서 이게 누구야? 하는 반가운 인삿말에 얼싸안으며 환하게들 웃는다.
100년 공소 답게 성당엔 공소 터줏대감 격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타지 후손들 오창본당 공동체 외빈들로 빼곡하다. 사제만 6명에 부제 1명 수도자 10명 신학생 3명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분위기를 돋운다. 고 임승철(가롤로) 신부를 비롯해 김정원(수원교구 사강본당 주임)ㆍ김권일(청주 가경동본당 주임)ㆍ권오성(양업고 교목)ㆍ주영일(충주 문화동본당 보좌)ㆍ김정연(원주교구 새사제) 신부를 배출했다.
지게바위에 신앙이 전해진 것은 1891년 충남 쪽에서 박찬생(이냐시오)씨가 이주해와 아이들에게 한학과 교리를 가르치면서부터다. 이후 15년 만에 경당(충북 청원군 오창면 신평리 18 소재)이 건립되면서 공동체가 만들어졌고 지게바위공소는 감곡매괴본당 괴산 고마리본당(현재 공소) 청주 북문로본당(현재 서운동본당) 관할을 거쳐 현재 오창본당이 관할하기까지 청원군 지역 복음화을 위한 선교거점이 됐다.
1부 100주년 기념미사와 2부 나눔 잔치로 열린 이날 행사는 유병세(요셉 73) 공소 총무를 비롯해 20여명 남짓한 공소 신자들과 공소 출신 친ㆍ인척들 오창본당 공동체 전 구성원이 모여 신앙 뿌리를 되새기고 재복음화를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지게바위공소는 2006년 추석 때까지 「지게바위 공소 100주년사」를 펴내기로 했다. 행사엔 공소 출신 첫 수도자 정소영(헨리코 예수성심시녀회) 수녀 등 타지에서 활동하는 수도자들도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
박치영 주임 신부는 이날 강론에서 100년이라는 긴 세월 신앙의 씨앗을 뿌려온 신앙 선조들을 본받아 어떤 시련이나 유혹에도 굴하지 않은 신앙생활을 해주실 것 을 공동체에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