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경북 문경시에 위치한 문경제일병원의 노인치매센터. 오전 7시께 시작되는 아침 식사 시간만 되면 10여명의 노인은 병상에 누워 자식을 기다리듯 목을 빼고 병실 문만 쳐다본다. 치매가 심해 손발조차 가누기 힘들어 아침상을 받고도 밥을 떠먹을 수 없는 형편이지만 아침마다 식사를 도와주는 고마운 이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안동교구 모전동본당(주임 김정현 신부) 신자들. 지난해 12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아침식사 수발을 도맡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데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간병인도 없이 홀로 투병생활을 하는 탓에 아침 밥상을 받고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노인들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시작한 일이다.
처음 소식을 접한 권오성(바오로)․박분임(스콜라스티카) 부부가 주위 신자들에게 이 사실을 귀띔하면서 봉사자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 지금은 15명이 아침마다 병원을 찾는다. 모두들 직장에 출근하거나 밭일을 나가야 하는 바쁜 아침 시간이지만 자신들의 식사를 포기하면서까지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고 있다.
이들은 또 식사를 도와준 뒤에는 여기 저기 병실을 다니며 혹시라도 병세가 악화돼 스스로 식사를 못하는 새로운 어르신은 없는지 돌아보면서 위중한 환자 병상 앞에서는 모여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출근이나 밭일을 앞두고 1분이 아깝지만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병원을 찾고 있는 이옥녀(63 모니카)씨는 “어떤 날은 몸이 아프거나 너무 바빠 가지 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아침 식사를 하면서 좋아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얼굴이 눈에 아른거려 시간을 쪼개어 가게 된다”며 이런 봉사활동이 다른 본당에서도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경=정장훈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