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주임 차원석 신부)에는 다른 본당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곳이 있다. 무농약 유기농산물을 판매하는 ‘하늘 땅 물 벗’ 생활공동체 매장과 재활용품을 판매하는 ‘아나바다’ 매장이다.
본당 도농분과 산하 ‘하늘 땅 물 벗’회와 ‘아나바다’회가 각각 운영하는 이 두 상설 매장은 물건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자들에게 생명과 환경 의식을 고취시키고 실천으로 이끌어주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0평 규모의 생활공동체 매장은 대형 냉장고 등을 비치해 우리농 물류센터에서 공급받는 다양한 물품을 갖추고 있으며 우리농 운동 교육을 받은 회원 30여명이 요일별로 나와 봉사하고 있다. 개장 시간은 매주 화·목·금 오전 9시30분∼낮 12시30분 토 오전 11시∼오후 2시 주일 오전 9시30분∼오후 2시와 오후 7시∼8시다.
10여년 전 우리밀살리기운동에 참여한 신자들이 주축이 돼 ‘주말장터’로 시작해 간이 매장 상설 매장으로 발전해온 생활공동체 매장은 이제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져 비신자들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이익금은 그 동안은 본당 성전신축기금으로 충당해왔는데 앞으로는 생활공동체 취지에 더 맞게 사용할 계획이다.
‘하늘·땅·물·벗’회는 또 매주 본당 주보에 하늘·땅·물·벗 생활공동체에 관한 내용을 내보내고 매월 원가 판매 행사를 통해 지속적인 홍보와 참여를 유도하는 등 우리농 운동에 적극적이다. 환경과 생명에 관한 특강을 마련 의식 교육도 계속하고 있다.
조용숙(아가다) 회장은 “생명의 먹거리 운동에 더 많은 이들이 참여했으면 한다”며 장바구니 갖고 다니기 운동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활공동체 매장보다 약간 규모가 큰 아나바다 매장은 웬만한 옷가게를 뺨친다. 어린이 옷부터 한복까지 다양한 의류를 갖추고 있으며 가방 넥타이 그릇 가전제품도 있다. 가격은 대략 1000원 선이고 500원 100원짜리도 있다. 비싼 것은 3000∼5000원. 문 여는 시간은 생활공동체 매장과 같은 시간대이며 회원 30여명이 교대로 봉사하고 있다.
‘IMF’시기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시작한 아나바다 매장은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첫 글자를 딴 이름답게 재활용 매장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제는 주변 비신자들도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가져오고 필요한 물품을 값싸게 구입해가고 있다.
아나바다회 정영님(율리안나) 회장은 “생활비 중 의류 비용을 책정해 놓았다가 이곳에서 옷을 구입한 뒤 차액을 저축해 어려운 이를 위해 사용해달라고 봉헌하는 신자도 있다”고 전하며 이런 재활용 매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