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촌동본당(주임 남국현 신부) ‘나눔의 묵상회’의 별명은 ‘기동타격대’다. 본당에서 갑자기 일손이 필요할 때 제일 먼저 달려와 봉사하는 단체가 바로 ‘나눔의 묵상회’이기 때문이다.
자칫 기도모임을 연상케 하는 ‘나눔의 묵상회’는 실은 봉사와 희생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 제일 낮은 자리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본당 내 봉사 단체. 지난 94년에 발족한 이 본당 나눔의 묵상회(회장 염상원)는 한달에 한번 모이기도 힘든 여느 단체와는 달리 매주 회합을 가지면서 봉사 활동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다.
현재 23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역촌동본당 나눔의 묵상회의 ‘나눔 활동’은 중환자 목욕봉사 사회복지 시설 방문 소년소녀 가장 돕기 등 실로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매주 월요일 저녁 노숙자를 위한 배식 봉사. 요한의 집(원장 김봉현)에서 준비한 밥과 국을 트럭에 싣고 남대문 지하도로 가서 400∼500여명이나 되는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한끼 식사를 대접해온 지 벌써 7년째다.
인근 도티병원을 찾아 중환자들에게 한달에 한두번 목욕시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요즘은 벌거벗은 채 환자들의 등을 밀어주는 일이 하나로 쑥스럽지 않다. 회원들은 환자들의 육신의 때를 벗겨줄 뿐이지만 환자들은 세속에 찌든 회원들의 마음의 때를 벗겨주기 때문에 봉사의 기쁨이 남다르다는 것이 회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회원들은 또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부모 없는 아이들의 대부모가 되어 등산도 함께 하고 운동장에서 같이 뛰어 놀면서 어설프나마 부모 노릇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성탄절과 부활절 때는 카드를 주고받으며 부모 자식간의 정을 나누기도 한다.
토요일이나 주일은 쉬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없이 바쁜 날이지만 회원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주말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보낸다. 봉사의 참 맛과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염상원(알베르또) 회장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보람될 뿐 아니라 활동을 하다보면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건강해지는지 모른다”면서 “좀더 많은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이 이 같은 나눔 활동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역촌동본당이 속한 서울대교구 중서울 지역 나눔의 묵상회 조영철(요한) 회장은 “나눔의 묵상회는 1985년 서울대교구가 개발한 2박3일 과정의 사랑 실천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2500여명의 본당 신자들이 이수했다”면서 “교구를 4개 지역으로 나눈 교구장 대리제의 시행을 계기로 나눔의 묵상회를 본당과 지구 차원에서 조직화하고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