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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세계] 5. 도가 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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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儒家)에서 가장 바람직한 인간은 고민하는 인간이요 걱정하는 인간이요 눈앞의 현실을 개탄하며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고 방황하는 인간이다.
공자가 그 대표적인 인간이었다면 맹자는 그것을 부채질한 인간이었다. 이처럼 유가적(儒家的) 인간은 고민하는 인간이다. 공자와 맹자는 고민하는 삶이 인간의 본래의 삶의 모습이요 그 본래의 삶이 역사의 흐름을 뒷걸음치지 않고 발전적 창조를 수행하도록 하는 원동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노자와 장자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어떻게 굴러가든 걱정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 도가(道家)에서 가장 바람직한 인간은 고민 없는 인간이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고달파 하지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현실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요 그것이 현실의 참모습이요 그 안에 내맡기는 것이 참 삶의 모습이다. 이것을 도가에서는 자연(自然)이라고 했고 자연에 맡긴다고 하였던 것이다. 자연은 글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한 것’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요 모습이다. 이것을 그대로 두지 않는 데서 걱정이 생기고 고민이 생기고 고달픔이 생긴다.
있지도 않는 것을 있다고 찾고 또 매달리는 것 이것을 도가철학에서는 인위(人爲)라고 했다. 이 억지를 벗어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 바로 봄이 바로 무위(無爲)다. 무위에서 드러나는 실상이 자연이다. 그러므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한다. 도가철학에 있어서 무위(無爲)는 알파요 오메가다. 도가 철학에서 추구되는 이러한 모든 것들은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신선(神仙)사상과 결합하고 또 여기에 다양한 종교적 의식을 갖추면서 도교(道敎)가 된다.
도가철학과 밀접한 관계성을 지니는 도교는 그 전개과정에 있어서는 역리(易理) 음양(陰陽) 오행(五行) 심지어 병법(兵法)의 이론까지 뭉뚱그려 수용하고 또 윤리적 차원에서는 유교적 이론도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교단 형성에 있어서는 불교의 조직을 모방하기도 하고 종교적 바탕으로는 무속적인 민간 신앙의 요소도 항상 함께 하고 있다.
결국 도교와 도가철학은 구분되어 이해되어야 한다. 그 추구하는 바와 목표를 달리하는 한 아무리 같은 근거의 입론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도교는 도교대로 도가철학은 철학대로의 사상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교와 도가철학 사상의 수용은 처음부터 그러한 구분 속에서 이해된 수용은 아니었다. 그대로 도교가 도가사상이요 도가가 곧 도교사상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번도 실제적인 도교교단의 형성을 가져본 일은 없기 때문에 유교와 불교처럼 조직화된 도교로서의 자기 면모나 또는 체계적인 도교 사상의 이론 전개를 가져보지 못했다. 바로 여기에 한국도교에 대한 이해의 접근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한계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도교 및 도가 사상은 실제로는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으면서도(천신 사상 등) 딱히 그 정체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교현상을 가지고 신앙의 밑바닥을 깊이 흐르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독립된 자기 형식을 갖춘 종교현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 문제가 도교 내지 도가사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질적인 종교현상과 사상은 반드시 표면적인 이해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에 앞서 믿음과 생활 양상으로 현실에 실재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교와 도가사상은 확실히 우리 믿음과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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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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