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골을 아시나요?」
점심시간을 막 넘긴 오후 1시. 양복과 정장을 갖춰 입은 3~4명의 사람들이 식사 후 잠시 짬을 내 전통차를 마시기 위해 한 찻집에 들어간다. 이곳에 들어서자 절구통 느티나무 원목 의자 기차침목 바닥 등 전통의 멋을 살린 실내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기존 전통찻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작설차 눈물차 설록차 국화차 등은 하상골만의 장점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전통찻집은 이러한 매력에 손님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끊이질 않는다. 특히 점심식사 후인 오후 시간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경기도 안산시 사동에 위치한 수원교구 대학동본당(주임=나경환 신부)이 운영하는 전통찻집 「하상골」의 모습이다. 『성당에서 무슨 찻집이냐』고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곳은 어느새 이 지역의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전통의 멋을 한껏 살린 운치 있는 실내 장식에 재료값만 받고 선보이는 다양한 전통차의 매력 때문에 신자들 뿐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까지 이곳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저는 이것이 문화 복음화라고 생각하고 찻집을 시작했습니다. 이 찻집을 통해 누구든지 편안하게 성당에 들어올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천주교를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동본당 나경환 주임신부는 전통찻집 「하상골」을 운영하게 된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나신부는 선교라 해서 밖으로 나가 천주교를 알리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이런 찻집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선교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개신교 목사에서부터 인근 회사 직원 지역주민 등 다양하며 입소문이 퍼져 서울 인천 부천 등에서도 가끔 찾아올 정도다. 특히 우연히 차를 마시러 왔던 손님 중에는 이곳 분위기에 매료돼 신자가 되겠다고 자발적으로 의사를 밝힌 이들도 있다고 한다.
「하상골」의 또 다른 특징은 장애인들을 배려한 편의시설이다. 찻집 앞 경사진 바닥을 시중에 구하기 힘든 편모암으로 깔아 휠체어를 타고서도 쉽게 다닐 수 있도록 했으며 장애인 화장실을 별도로 마련해두었다.
나경환 신부는 『편모암 바닥 작업과 실내 황토벽 설치 등 찻집을 꾸미는데 전 신자들의 노력과 정성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이곳을 보다 널리 알려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차를 마시며 여유를 찾고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장으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원 대학동본당은 찻집 이외에도 「하상 갤러리」와 「하상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설립된 어린이집의 경우 신자유무에 상관없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우선 대상으로 뽑고 있어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말 - 지난해 9월 문을 연 하상골 은 하루종일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마승열 기자 mas@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