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IMF로 실직하고 퇴직금마저 주식투자로 날렸을 때 당신은 이혼을 결심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나에게 성당에 나갈 것을 권유했지요.…하느님에게로 인도해준 당신께 영원히 감사하며 우리 가족을 위해 살아갈 것입니다. ”
“한 집안을 책임진 가장이 회사를 그만두고 모든 것을 잃었을 때는 당신을 용서할 수 없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련을 겪고 난 우리 부부에게 주님은 더 큰 은총을 주셨습니다.”
서울대교구 구로본동본당(주임 이충열 신부)의 3일 교중미사 중 강론시간. 결혼생활 22년을 맞는 장일영(스테파노) 박찬선(엘리사벳) 부부는 서로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를 낭독했다. 신앙과 사랑의 힘으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가정을 지켜온 두 사람의 애절한 편지 낭독에 신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구로본동본당은 지난해 9월부터 매월 첫째 주일 교중미사를 가족들이 다 함께 참여하는 가정미사로 봉헌하면서 특히 지난 11월부터는 미사 강론시간을 이용해 몇몇 모범적인 가정의 ‘사랑의 편지’낭독 시간을 마련 가정 공동체 성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부부 모자 또는 부녀가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다짐하는 이 시간이 많은 신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2월 초등학교 5학년 딸과 서로 사랑의 편지를 낭독한 이희용(다니엘)씨는 “딸아이가 항상 불평불만만 하는 줄 알았는데 부모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며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본당은 이뿐 아니라 가족 복사단을 구성 매월 가정미사 때에는 가족 복사단이 미사 전례를 돕도록 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미사 전례를 준비하고 참여함으로써 가족간의 사랑과 유대를 더욱 돈독히 하고 전례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충열 신부는 앞으로 교우들의 신청을 받아 사랑의 편지 낭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처럼 작은 일을 계기로 신자들이 신앙을 바탕으로 성가정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