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앙 일간지들이 미국에 처음 반입된 북한산 ‘최후의 만찬’ 성화 자수작품을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일제히 소개했으나 이보다 품질이 한결 뛰어난 동일한 성화 자수가 몇몇 가톨릭 신자들의 노력으로 이미 2000년 9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국내에 반입된 성화 자수작품을 제작한 평양 만수대 손자수 예술창작단은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인물자수 1점도 함께 만들었는데 이 작품은 주한 교황대사관을 거쳐 교황에게 전달되었다.
북한에서 최고의 자수 솜씨를 자랑하는 만수대 손자수 예술창작단의 성화 작품을 들여온 곳은 필립보 성물사(대표 정종선)와 활동 특성상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북방선교단체이다.
1998년 중국 연변자치주에 근거지를 두고 대북지원사업을 벌이던 북방선교단체는 만수대 손자수 예술창작단의 자수 솜씨가 유명한 것을 알고 중국 무역회사를 통해 성화 제작 가능성을 타진했다.
성화는 종교물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제작 허가를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얼마 후 허가가 나와 계약을 체결 ‘최후의 만찬’ 29점 ‘예수상’ 견본품 1점 ‘교황 인물’ 1점을 들여오는데 성공했다.
특히 교황 인물자수는 북방선교단체가 북한 당국에 주문할 당시 “로마 교황청에 보낼 것이니 작품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북방선교단체 관계자는 “교황 인물자수를 넘겨받을 당시 교황님의 앞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까지 세심한 신경을 쓴 것을 보고는 매우 놀랐다”며 “이미 그 작품은 교황님께 전달되었으며 교황청으로부터 감사편지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물 13명이 등장하는 ‘최후의 만찬’은 한명이 3개월 동안 꼬박 매달려야 한 점을 완성하는 것으로 들었다”며 “미국에 반입돼 시판 중인 작품은 이보다 한 단계 질이 떨어지는 평양 자수공장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성화 제작을 허가한 데는 민간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교황청 및 남한 종교단체와의 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종선(52 필립보) 대표는 “완성된 성화를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북한에 복음의 씨앗을 심는다는 각오로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하지만 고가품(점당 125만원)이라서 그런지 반입물량의 60 가량을 판매하지 못한 채 그대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방선교단체 관계자는 “필립보 성물은 중국 지하교회의 수녀원에서 제작한 옥 묵주와 성화 자수의 판매 수익금 상당 부분을 북방선교 후원금으로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필립보 성물전화 011-310-5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