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의 공부벌레들이 아름다운 신앙의 탑을 쌓아가고 있다.
주님 세례 축일이었던 13일 오후 4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56동 105호 강의실에는 신자 학생 20여명이 모였다.
공부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 하지만 그들에게도 고민은 있기 마련 바로 주일미사다. 주일에도 기숙사나 도서관 연구실 등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일반 본당에서의 미사 참례가 거의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신부님을 모셔오자’였다. 지난해 9월 인근 지역 본당 사제들에게 조심스럽게 미사를 요청했고 이것이 서울대교구 13지구 사제단에 의해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이후 13지구 사제단은 지난해 10월부터 교대로 매주일 서울대학교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해 오고 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주일미사를 거를 수는 없잖아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미사에 참례했다는 박신영(율리아 99학번 독어독문)씨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주일을 전혀 지키지 못했는데 이제 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공부와 미사를 학교에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전례 봉사를 하고 있는 서성석(암브로시오 물리학부 대학원 1년) 씨는 “주일미사 참례가 늘 마음의 부담이 되곤 했다”며 “학교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해 주신 13지구 사제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대방본당 김효준 신부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미사를 요청해 오는데 사제가 응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학생들이 공부뿐 아니라 신앙적으로 열심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미사에 참례한 황적인(73 토마스 아퀴나스 법학)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는 최근 소규모 기도 모임이 증가하는 등 학생들의 신앙 활동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다른 대학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학생들은 앞으로 더 많은 신자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교내 주일미사를 널리 홍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