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워낙 약했던 탓에 남들이 20∼30년 전부터 해오던 영구 인공피임 방법을 처음부터 거부했다. 그러나 10년 전 딸 1명과 아들 1명을 낳고는 마음이 바뀌었다.
보건소 직원과 간호사의 말을 듣고 산아제한이라는 가족계획에 신청등록을 한 것이다. 막상 등록을 해놓고 불안한 마음 때문에 일회용 피임도구를 보건소에서 처음으로 구입했다.
그때는 관공서에서 주관하는 이 방법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다. 몇 달 후 ‘생명의 길’이 그렇게 어리석은 길이 아님을 알았다. 셋째 아이를 잉태한 것이다.
그 후 자연 피임법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알기 위해 찾아 다녔다. 많은 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호기심도 있었고 행복한 가정운동과 가톨릭계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자연 피임법을 안내해준다는 소식을 듣고는 용기를 냈다.
병원에서 가지고 온 책자를 보니 자연 피임법이 쉽게 이해되었다. 그 길이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따르는 길이라면 어렵더라도 따라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 남편과 함께 자연 피임법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고 몇 주 전 정부에서 국내 시판을 허용한 낙태 알약(노레보)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인공피임과 낙태의
절박한 현실을 더 깊이 알게 되었다.
우리는 여성과 어린 생명이 정부 당국과 제약회사들의 교묘한 의도전술에 휘말려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여성들은 인공피임도구와 피임약 그리고 낙태로 생명을 거부하고 있다. 진정으로 여성과 어머니들을 위한다면 자연적인 방법을 도외시한 채 화학물질과 도구만이 임신을 방지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는 교육은 철회해야 한다.
낙태 알약 때문에 얼마나 많은 여성이 일방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하며 또 정신과 육체가 얼마나 심각하게 화학물질에 오염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무분별한 성 풍조의 만연은 물론이고 ‘태아 살인’이라는 천인공노할 행위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낙태 행위가 도덕과 윤리에 거리낄 것이 없다는 그릇된 생각을 심어줄 우려가 크다.
한 달에 겨우 5∼6일뿐인 가임기를 피하기 위해 한달 내내 화학물질을 복용하거나 도구를 사용해 가면서 신체를 학대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현실은 중학교 성교육에서부터 성인잡지에 이르기까지 자연 피임법을 가르쳐주는 성교육은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자연적인 방법의 성교육이 주가 되어야 할 학교 성교육도 인공적(상업적)인 피임방법만이 전부인 양 버젓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중·고등학교나 각종 단체에서 강연을 해보면 여성들이 얼마나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하여 무지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배란기(임신가능기)조차 이해하지 못했고 무분별한 성 풍조에 대하여 그야말로 성스러운 몸을 끝까지 지켜내야 함을 전혀 모르고 있다. 약물이나 도구에 의한 피임과 낙태가 임신을 막아 줄 유일한 수단인 줄로만 알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편한 낙태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남녀간의 성 의식과 행위에 대하여 자연적이고 진실된 사랑의 행위를 가르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