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밀집지역의 본당이 빚 한푼 없이 최고급의 성당을 지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새 성당 봉헌식을 가진 인천교구 역곡2동본당(주임 이근일 신부)이 그 주인공으로 이 본당의 건축과정을 살펴보면 ‘하느님 집은 이렇게 지어야 하는구나’ 하고 감탄을 할만하다.
역곡2동본당은 우선 건축을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았다. 1988년 설립됐지만 그동안 시멘트 벽돌로 지은 임시건물에 살면서 건축비를 모은 덕분에 총 공사비(34억원)의 70가 넘는 25억원을 손에 쥐고 공사를 시작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관할구역은 서울 전세 값이 부담스러워 내려온 신혼부부 사업에 실패해 임시로 정착한 사람 등이 많은 전형적인 서민 밀집지역이다. 때문에 신자들에게 건축 신립금을 할당하거나 완공 후에도 빚을 갚아나가야 하는 방법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신립금을 내기는 했으나 10년 동안 매주 2차 헌금을 해서 모은 돈으로 건축비의 대부분을 조달했다.
아울러 본당은 건축비 절감을 위해 월급제 건축소장을 임명해서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거푸집을 나르고 고철을 모으는 등 일용잡부가 하는 일은 신자들 몫이었다.
주임신부가 주일미사 후 “오늘은 벽돌을 나르자”고 하면 양복을 입고 나온 신자들까지 우르르 몰려들어 일을 했다. 주임신부와 수녀 사목회 임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앞장서다 보니 한여름 땡볕 아래서의 ‘노가다’ 도 신자들은 힘든 줄을 몰랐다. 고두옥(66 베드로) 사목회장은 “신자들은 하느님 집의 벽돌을 쌓으면서 동시에 마음 속에 화합과 일치의 벽돌을 쌓았다”고 말했다.
또 현금을 갖고 직영을 한 덕분에 최고급의 자재를 시중가보다 훨씬 싼 값에 사올 수 있었다. 특히 건축에 일가견이 있는 이근일 신부는 건축 기간에 단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일을 하면서 구석구석까지 정성을 쏟았다. 봉헌식에 참석해 성당을 둘러본 교구 신부들은 “마감 하나하나까지 빈틈없이 정성을 쏟아 부은 성당”이라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근일 신부는 “절감한 건축비용을 감안하면 사제관·수녀원·교리실이 있는 별관은 공짜로 지은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본당 통장에는 현재 건축비가 조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본당은 이 돈으로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근일 신부는 “성당을 짓다 보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빚은 빚대로 남아 공동체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우리 본당은 신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면서 신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