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란치스칸들이 미국의 대(對) 아프가니스탄 보복 전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작은 형제회 꼰벤뚜알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 예수성심 시녀회 재속 프란치스코회 등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따르는 20여개의 프란치스칸 가족 수도회는 10월2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김찬선(프란치스칸 장상연합회장)신부 주례로 평화의 기도회 미사를 봉헌하고 미국의 보복전쟁 중단과 이 전쟁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지 철회를 강력히 요청했다.
프란치스칸 가족 수도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어떤 명분으로도 테러와 전쟁은 합리화될 수 없으며 폭력을 통해서는 절대로 평화를 건설할 수 없다”면서 “보복전쟁에 힘을 집중하기 보다는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는 원인을 찾아 이를 막기 위해 국제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회는 또 김대중 대통령에게 “불의하고 정당치 못한 명분을 앞세운 폭력에 동조하고 지원하는 행위 또한 같은 무게의 규탄을 받을 행위”라며 전쟁 지원 정책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수도회는 아울러 부시 대통령에게 “이번 테러를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상처 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감정적인 힘의 논리로 풀려 한다”고 지적한 뒤 “미국은 힘의 논리에 기반한 세계정책의 방향을 수정함으로써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칸 가족 수도회는 이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낭독한 후 이를 각각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에게 보냈다. 수도회는 이러한 평화 기도 모임을 지속적으로 가질 예정이다.
오상선(작은 형제회 부관구장)신부는 이날 미사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이 극에 달했던 십자군 전쟁 당시 이슬람교도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화해하기 위해 애썼던 분”이라면서 “우리 모두 그 분의 보편적인 사랑으로 재무장해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