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에 명동성당을 찾는 이들은 성당 입구에서 마당까지 노란색 모자에 연두색 조끼를 입고 주차봉사에 열심인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누굴까? 명동본당 신자들인가?
아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운전기사사도회(회장 오소남) 회원들이다. 운전기사사도회원들이 명동성당 주차 봉사에 나선 것은 지난해 가을 박신언 몬시뇰이 명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직후 사도회 사무실을 역삼동성당에서 명동성당 구내로 옮기면서부터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주일만 되면 어김없이 나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혼잡한 명동성당 일대 주차질서를 바로잡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신자들이 큰 어려움없이 차를 세우고 명동성당 미사에 참례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운전기사사도회원들 덕분이다.
박신언 몬시뇰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항상 친절한 자세로 묵묵히 봉사하는 운전기사사도회원들이야말로 신앙을 몸으로 실천하는 좋은 본보기 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도회원들의 주차 봉사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제서품식이나 최근에 열린 서울 레지오 마리애 50주년 신앙대회 등 교구 큰 행사 때는 빠지지 않고 나와 고생을 아끼지 않는다. 추석을 앞두고 성묘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용인 공원묘지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이들도 바로 사도회원들이다.
1984년 발족한 서울 운전기사사도회 회원 수는 현재 250여명. 모두 개인택시 기사들로 각자 택시에 비치한 껌을 손님들에게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사회복지시설 30여곳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들에게 전달한 성금만 해도 4500여만원에 이른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 바깥 나들이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이들에겐 일상 활동이다.
월례미사를 비롯해 성지순례와 피정 체육대회 등을 통해 친교를 다지고 있는 사도회의 어려움은 가ㆍ나ㆍ다 순번대로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개인택시 특성상 모든 회원이 한꺼번에 모이거나 봉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주일에 일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냉담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도 개인택시 신자들이 늘 안고 있는 숙제이다.
이에 운전기사사도회는 적어도 개인택시 신자들만큼은 주일을 지키고 수요일을 쉬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쉬는 날을 같이 하는 방안을 개신교측과 함께 서울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오소남(베드로) 회장은 같은 날 쉬게 되면 사도회 회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좀더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 이라고 기대하면서 개인택시 신자들이 운전기사사도회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의 : 02-775-9052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