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때마다 부탁만 드려 죄송해요”
깊은 밤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 웬지 어울릴 것 같은 계절 이메일이 더욱 친근한 요즘에 하느님께 쓴 편지를 낭독하는 목소리가 가을밤을 울렸다.
10월 27일 오후 8시 서울 잠원동본당(주임=양홍 신부)에서 열린 하느님께 드리는 편지 낭독회에서는 삶의 다양한 울림들이 소박하고 진솔하게 묻어 났다.
삶에는 큰 고통도 있었고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저의 고통 속에서도 항상 함께 해주셨다는 걸 이제는 잘 압니다. 세상사람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도 하느님만은 늘 제 편이라는 것을 압니다
하느님 저의 가장 큰 소원은 아빠가 천국에서 영원한 삶과 행복을 누리시는 거예요. 하느님이 옆에서 아빠를 잘 돌봐주셨으면 해요. 들어주실 거죠? 저는 하느님께 잘 한 것이 없는데 기도하면서 제 부탁만 들어달라고 해서 죄송해요
잠원동본당은 지난해부터 하느님께 드리는 편지 를 공모해 시상하고 낭독회를 갖고 있다. 지난번 공모작들은 묻어두기 아깝다는 주위의 권유에 따라 책으로 출간돼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 교구의 사제 피정에서는 이 책을 묵상자료로 선정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공모에는 성인 65명 어린이 110명이 참여했으며 이동진(시인 전 외교부 대사) 한수산(작가 세종대 교수) 유지현(작가 도서출판 해누리 편집주간) 이해인 수녀 등 문인들이 심사를 맡았다. 수상작을 낭송하고 발표하는 이날 낭독회에서는 참석한 신자 모두가 간략한 청원기도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응모한 편지글과 기도문은 이튿날 교중미사 중에 봉헌됐다.
양홍 주임신부는 하느님께서는 늘 먼저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는 분이시지만 이제 우리도 하느님께 마음을 드러내 보이자는 소박한 뜻으로 편지 공모를 시작했다 고 말하며 하느님을 만나고 교감을 이뤄 나가는 길을 찾는 방편이 되었으면 한다 고 강조했다.
사진말 - 낭독회 중 참가자들이 하느님께 드리는 편지 청원기도문을 작성하고 있다.
김유진 cathy@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