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느낌…깨달음…
부끄러운 신앙 돌아봐요
모성에 못 이겨 한 차례 배교했던 어머니 두 번 다시 배교 않기 위해 자식들을 타일러 떼어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젖먹이 아들이 굶어죽자 하느님을 모른다고 배교했다 순교를 자청해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두번째 한국인 사제 최양업 신부의 모친인 이성례 마리아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눈가를 훔치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9월 7일 서울 시내 5대 성지순례에 나선 서울대교구 구로3동본당(주임=김정수 신부) 신자들은 당고개성지 안내자의 성지 해설 이 이어지는 가운데 순교자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통해 은총의 시간을 체험하고 있었다.
두 살배기 어린아이를 업은 엄마에서부터 70대 노인 등 80여명의 신자들이 함께 나선 이같은 성지순례가 연출해내는 가슴 찡한 풍경은 구로3동본당에서는 매달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구로3동본당의 정기 성지순례는 이제 본당 신자들 가운데 당연한 행사로 인식되며 순교자 신심을 다지는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순례 초기 매달 세번째 금요일에 한 차례씩 행해지던 성지순례는 신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올해 초부터는 아예 매달 두 차례씩 정기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래도 본당 사무실에서 나눠주는 성지순례 차량의 승차권이 일찌감치 동나기 일쑤다. 이같은 신자들의 호응에 다른 본당에서도 성지순례의 노하우를 배우러 오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성지순례를 이끌고 있는 이들이 다른 본당의 초청으로 성지순례에 대한 강의를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구로3동본당의 정기 성지순례가 인기를 모으는 비결은 성지순례를 임하는 이들의 자세부터 남다르기 때문이다. 나들이 삼아 나서거나 여가 이용의 한 수단으로 나서는 성지순례에 대한 인식을 걸러내고 철저히 순교자의 마음으로 나서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본당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박용순(바오로·64)씨는 처음엔 나들이를 겸해 나서는 성지순례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고 밝히고 순례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올바로 정립되지 않는다면 순례는 별 감동없는 행사에 지나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순례에 임하는 이들의 자세와 준비를 강조하면서 순례지에서의 활동은 물론 오가는 차 안에서의 언행도 엄격할 정도로 자제하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 이 본당 성지순례의 모습이기도 하다. 전국을 15개 지역으로 나눠 1년 남짓이면 대부분의 국내 중요 성지를 돌아볼 수 있게 짠 프로그램이나 신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순례에 임하도록 충실한 묵상과 기도 자료를 공유하도록 하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것도 이 본당만의 비결이다.
지난해부터 성지순례에 참가해오고 있는 전월례(마리아·58)씨는 순례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라지면서 같은 성지를 가더라도 늘 새로움을 느끼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며 부끄러운 신앙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성지순례가 확산돼 나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김정수 신부도 성지순례는 순교자들의 삶을 통해 스스로를 새롭게 발견해 나가는 과정 이라며 회수를 더할수록 다져지는 순교신심을 바탕으로 하느님을 새롭게 만나고 신앙에 대한 열정을 다지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사진말 - 서울 구로3동본당은 정기적인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운영 신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절두산 성지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서상덕 기자 sang@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