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이 있는 곳에 사목자가 찾아간다
주일인 9일 경기도 이천 세계 도자기엑스포 행사장에는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가족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날 엑스포 관리사무소에서 자체 추정한 입장객만 5만여명.
수원교구 이천 아미동본당 권혁환 주임신부는 엄청난 인파가 몰린 이날 엑스포장내 국제 도자기 전시장 뒷편 종교관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 미사는 수원교구 복음화국(국장 서종선 신부)이 상설한 것으로 신자들을 기다리고만 있지 않겠다 는 사회복음화 분야 홍창진 신부의 뜻에 따라 마련됐다. 홍 신부를 비롯한 엑스포 행사장 인근 본당 사제들이 돌아가며 주례하는 이 미사는 평균 100명이 넘는 높은 참례율을 보이는 등 엑스포 행사장을 찾는 신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미사는 성당에서 봉헌되는 미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은 주위를 오가고 있었고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스피커에서 나오는 안내방송소리 도자기 판매장에서 물건을 파는 소리가 그때마다 미사의 흐름을 끊어 놓았다.
그러나 미사는 또 하나의 진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지나는 사람들마다 난생 처음 보는 미사 봉헌 모습에 관심을 드러냈으며 몇몇은 아예 신자들 무리에 섞여 강론을 함께 듣기도 했다. 미사 후에는 “어릴 때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 나도 천주교 신자냐”고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으며 또 몇몇 사람은 “천주교 미사가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하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미사는 신자와 비신자 쉬는 신자를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어주고 있었다. 신자들에게는 교회가 항상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비신자들에게는 간접 선교를 하는 두가지 효과를 동시에 본 것이다.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다는 정윤석(마르첼리노 35 수원교구 양지본당)씨는 “비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를 봉헌하니까 천주교 신자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들었다”며 “앞으로 다른 유원지와 관광지에도 주일 미사가 신설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애인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 김기수(미카엘 25 원주교구 학성동본당)씨는 “주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는데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돼 이제는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미사를 집전한 권 신부는 “현대는 신자들이 필요로 하는 곳 신자들이 원하는 곳 신자들이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가 사목하는 시대”라며 “앞으로 교회가 신자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사목이 확대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계도자기 엑스포 이천 행사장 미사는 행사가 끝나는 오는 10월28일까지 매주일 오후 4시에 봉헌된다.
우광호 기자 kwangh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