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놀외방전교회의 선교방침은 선교지 교회에 튼튼한 자립기반을 만들어 주고 떠나는 것입니다.”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함제도(Gerard E. Hammond) 신부는 미국의 유일한 외방전교회인 메리놀회의 선교방침을 이같이 설명하고 “이런 점에서 메리놀회가 지난 78년간 평양 청주 인천교구 등에서 벌인 선교사업은 만족할만
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메리놀 회원들은 1942년 태평양전쟁 때문에 평양에서 추방당한 이후 한번도 그곳을 밟아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우리의 소원은 북한에 올라가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첫사랑 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 같다”며 메리놀회가 1923년 한국에 진출해 선교의 첫발을 들여놓은 평양교구에 깊은 관심을 내보였다.
메리놀회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다시 진출해 포교를 맡은 청주교구와 인천교구에서도 메리놀의 정신 을 그대로 실천했다. 회원들이 1953년 감목대리구이던 충북지방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한국인 사제는 한명도 없었다. 회원들은 1970년 청주교구가 자치교구로 승격될 때까지 충청도 산간지방을 누비면서 복음을 전하고 한국인 사제들을 양성했다. 인천교구에서도 서해안에 산재한 섬을 주로 찾아다니면서 선교활동을 벌였다.
그는 “그 당시 메리놀은 하느님의 군대로서 충청도 산골과 서해안 일대에서 육해(陸海) 입체작전을 수행 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며 “오늘날 두 교구가 발전한 것을 볼 때마다 선교사의 보람을 절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메리놀회가 한국의 젊은이들을 받아들여 메리놀회 신부 를 만들지 않고 교구 신부로 양성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교구의 자립기반을 갖춰 주기 위해서 였다”고 덧붙였다.
선교지와 선교본당을 거의 모두 한국교회에 넘겨준 메리놀회는 현재 한국외방선교회 지원과 북방선교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는 일주일의 반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국외방선교회 신학원에 머물면서 신학생들의 영성을 지도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한국교회는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또 자랑스런 순교영성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평신도가 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아시아의 선교사 가 되어야 합니다. 복음이라는 것은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는 과정이 어렵지 일단 새싹이 돋아나면 빠른 속도로 성장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한국교회에서 확인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진출한 메리놀회는 이질적인 동양문화에 적응하느라 숱한 고생을 했지만 한국교회는 아시아 선교지에서 그런 고생은 덜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아시아 선교에 사명감을 갖고 적극 나설 줄 것을 당부했다.
193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출생한 함 신부는 일리노이 주립대학을 졸업하고 메리놀회에 입회 60년 사제서품을 받고 그 해 곧바로 한국에 부임했다. 군종교구와 청주교구내 여러 본당과 학교에서 사목하고 89년부터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