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자는 신자들의 교적을 살펴보아도 이름과 세례명만 갖고는 누가 누군지 알 길이 없다. 특히 신자수가 7000명이 넘는 큰 본당의 신부들은 남편과 부인 부모와 자녀 등 가족간의 짝 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실수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인천교구 고촌본당의 차동엽 주임신부가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교적에 가족사진을 부착하는 아이디어를 내서 실행에 옮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차 신부는 신자들의 가족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면 면담이나 가정방문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교적에 가족사진 부착하기 캠페인을 제안했다. 신자들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여 가족사진을 성당 사무실에 제출했다. 그리고 가족사진이 없는 신자가정을 위해 사진관을 운영하는 장덕기(요한)씨가 무료봉사에 나선 덕분에 신자들이 주일미사 후 줄을 서서 촬영순서를 기다리는 이색 광경이 연출됐다.
평소 주일미사에 나가지 않는 아들을 둔 한 엄마는 “성당에 가족사진 찍으러 가자”며 아들을 꼬드겨 데리고 나와 앞으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내기도 했다. 전입자와 새 영세자의 가족사진까지 모두 촬영한 장씨는 사진을 한 장씩 더 뽑아 각 가정에 나눠 줘 신자들이 무척 좋아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사용하는 교적양식에는 사진을 부착하는 난이 없지만 세대주 증명사진이라도 부착해서 보관하려는 본당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차 신부는 “교적에 가족사진을 부착해 두면 사목자와 신자들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은 물론 본당 사무와 구역반장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방법을 사목자들에게 적극 추천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