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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현장을 간다] 평화시장성당 최종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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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사 잘 돼요?”
“신부님!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에요. 이러다가 문 닫겠어요.”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을 누비는 최종운 신부의 마음이 편치 않다. 장사가 시원찮은 데다 날씨마저 더워서 그런지 상인들의 어깨가 축 쳐져 있기 때문이다.

최 신부의 사목구역은 통일상가 동평화상가 두산타워 등 40개 상가에 3만여개의 의류점포가 밀집해 있는 이 일대 시장이다. 산술적으로 따져 점포를 갖고 있는 신자가 3000명에 이르지만 현재 성당(동평화상가 5층)에 나오는 신자는 청계공소를 합쳐 170명 가량이다. 그만큼 사목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다.

시장 자체가 특수한 사목지라 최 신부의 사목방식도 특수 할 수 밖에 없다. 하루 24시간 문을 여는 상가가 있는가 하면 밤부터 새벽까지 장사를 하는 도매상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야성 같은 도매상가에서 손님이 빠져 나가는 새벽 3시부터 시장을 누빌 때가 많다.

최 신부는 “일반 본당처럼 찾아오는 신자를 맞이하는 사목은 꿈도 꿀 수 없다”며 “정해진 사목방식이나 테두리 없이 신자들을 찾아가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 시장사목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손님이 붐빌 때는 신자 점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건네기도 미안해요. 얘기라고 해봐야 근황을 묻는 정도인데 그런 정도의 관심도 신자들은 아주 반가워합니다. 1.5평 점포에서 밤새도록 장사를 하다 손님이 뜸한 시간을 이용해 새우잠을 자는 신자들을 보면 제가 일부러 피합니다.”

점포를 찾아다니다 손님과 다퉜거나 장사가 안돼 표정이 어두운 신자를 만나면 상가 계단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모여든 신자들과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겨 동이 훤히 틀 때까지 고단한 삶을 풀어 놓는다.

“장사를 마치고 그 피곤한 몸으로 새벽 6시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을 보면 놀랍습니다. 비록 강론시간에 꾸벅꾸벅 졸아도 제 눈에는 그 어느 성실한 신앙인보다 더 우러러 보입니다.”

신자들은 고단하고 번잡한 시장 일을 하면서도 빈첸시오회 ME 레지오 마리애 기도모임 등 일반 본당의 신심사도직 활동을 거의 전부 한다. 바자회를 여는 성당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 한달 평균 4건씩 물품 기증을 요청해와도 “옷장사의 특기는 옷 봉사”라며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의류를 모아 보내준다. 최 신부는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이나 단체를 도우려고 나서는 신자들을 보면 힘이 솟는다고 말한다.

최 신부는 토요일에는 본당과 공소를 왔다갔다하면서 4대의 미사를 집전하느라 몸이 파김치처럼 늘어진다. 그렇게 밤낮없이 뛰어다녀도 관할구역의 3분의 2는 아직도 사목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최 신부는 “삶의 현장에서 신자들과 가까이 호흡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동료 신부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사목현장”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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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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