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 순교한 선조들의 뜨거운 신앙을 되새기며 5인의 청년이 한여름의 폭염을 헤치고 1270km에 이르는 자전거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서울대교구 의정부 신곡1동본당(주임신부 조진섭) 청년회원들이다.
성모승천대축일인 15일 아침 성당을 출발한 이들 청년회원들은 풍수원-배론-연풍-백곡공소-배티-미리내-은이공소와 골배마실-천진암-남한산성 동문을 끝으로 성당으로 돌아오는 7박8일간의 성지순례 일정을 22일 무사히 마쳤다.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좀더 뜻있게 지내기 위해 자전거 성지순례를 계획했다는 이들 청년회원들은 지열과 함께 끓어오르는 35∼36도를 오르내리는 열기와 싸워가며 때로는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이번 성지순례의 주제처럼 순교자들의 그 길 따라 하루 평균 160km의 강행군을 했다.
매일의 일정을 시작하기 전과 일정을 마친 후에는 미리 준비한 프로그램에 따라 함께 기도를 바쳤고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는 그날의 기도 지향을 묵상하면서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했다. 또 성지에 도착해서도 쉴 곳조차 마땅찮아 개울가를 찾아 그 옆에 텐트를 치고 한 밤중에 남몰래 개울물에 몸을 씻으면서도 서로 격려하며 기도로 힘을 얻었다.
이번 행사의 대표로 앞장서서 다른 4명의 청년들을 격려하면서 자전거 성지순례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우석(24 베드로)씨는 “폭염과 싸우며 고갯길을 오를 때는 숨이 턱턱 막혀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날그날 목표로 한 성지에 도착할 때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가슴 속에서부터 솟구쳐 올라왔다”면서 “내년에는 구간을 좀더 멀리 잡아 다시 한번 도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한 청년회원은 최명식(20 가를로 보로메오) 김철(20 스테파노) 박창석(25 가브리엘) 박우진(20 토마스)씨 등이다.
본당주임 조진섭 신부는 “이들 청년들은 평소 본당에서 궂은 일을 다하는 보배들”이라면서 이들이 자진하여 자전거 성지순례를 구상해 그 힘든 여정을 무사히 소화해낸 것을 대견스러워 하면서 “할 수 있다면 내년에는 지구 차원으로 확대해서 자전거 성지순례를 추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