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연령층의 평신도와 수도자가 섞여서 반가부좌 자세로 기도를 하고 있다. 한동안 시간이 흘렀는데도 몸을 뒤척이는 사람이 없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야당리 예수마음 배움터(관장 권민자 수녀). 예수마음 호칭기도를 통한 영성수련 피정 프로그램 중 예수마음기도 시간이다. 어떻게 저렇게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까.
좌선을 하면 몸에 무리 없이 오래 기도할 수 있으며 집중이 잘되어 예수마음 배움터는 한국인의 심성에 맞는 이 자세를 피정 참가자들의 기도 자세로 활용하고 있다. 선(禪)이 마음을 비우고 자력으로 깨달음의 경지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영성수련을 위한 좌선 자세의 기도는 성령의 역사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온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온 마음과 온 정성 온 힘을 다해 하느님께 마음을 모으도록 이끌어 주는 이 프로그램 중에는 큰 절 기도와 온 몸 기도의 시간도 있다.
예수마음 배움터의 예수마음 호칭기도를 통한 영성수련 피정 프로그램은 2박3일 4박5일 8박9일 40일 과정으로 연중 운영되면서 평신도는 물론 수도자 성직자 개신교 신자 목사들도 참여하는 영적 체험의 장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성심수녀회가 신자들의 영성 생활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이 피정의 집에는 여름 휴가를 이용해 피정 프로그램에 참가하겠다는 요청이 많아 이 달 초에 2박 3일 과정을 증설 운영하기도 했다.
피정 참가자들 중에는 2박 3일 과정을 거쳐 4박 5일 과정에 참여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가족들이 교대로 모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한해동안 이 집을 이용한 5500여명 중 2800여명이 “예수마음 호칭기도를 통한 영성수련 참가자들이다.
피정 참석자들은 “이제 마음으로 기도하는 방법을 확실히 배웠다””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던 상처를 치유해 기쁘다””하느님의 이미지가 바뀌었다”는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8박9일 과정을 거쳐 40일 과정의 영성수련에도 참석했던 대전 가톨릭대학 강승수 신부는 “따로 놀던 마음과 기도가 하나로 일치되면서 머리에서 나오던 강론이 마음 안에서 우러나오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피정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평신도와 수도자 성직자들이 같이 참가해 함께 기도하고 나누기 때문에 서로 서로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이해하는 자리도 되고 있다. 이 피정의 집에는 참가자들이 기도를 하다가 묻어두었던 상처가 드러나면서 분노가 솟구칠 때 방망이를 치거나 샌드백을 치며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권민자 관장 수녀는 “이 피정 프로그램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체험하면서 하느님을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연숙 기자 mirinae@pbc.co.kr *사진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