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첩첩 산으로 둘러싸인 미산리는 홍천에서 차로 40여분간 굽이굽이 고갯길을 따라 가야 겨우 면 소재지에 닿을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다. 바깥 세상으로 통하는 도로만 없으면 완전히 다른 세상일 것 같은 이곳에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며 신앙 공동체를 꾸려가는 순박한 사람들이 있다.
춘천교구 기린본당(주임 이동수 신부) 상남공소 신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비록 여덟 가구에 신자수는 24명에 불과하지만 신앙심 만큼은 대단하다. 공소미사가 없는 매월 첫째 주일에는 한명도 빠짐없이 40리나 떨어진 기린본당으로 미사참례를 나갈 정도로 신앙심이 뜨겁다. 농사일이 바쁘다 보면 주일미사에 소홀할 법도 하건만 이들에게 그런 일은 용납이 안된다.
첩첩산중에 이런 신앙공동체를 일궈놓은 장본인은 1년 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산골 평신도 선교사로 자원한 최요안(44 요한)씨. 그는 지난 1년간 밤낮없이 지프를 몰고 산을 누비면서 쉬는 신자들을 찾아내 인도하고 새 신자들을 맞아들였다. 도시본당의 웬만한 한 반 인원밖에 안되는 공소 신자들이 지난해 성탄절에는 ‘미니 바자회’를 열어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쌀과 옷가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어느덧 신앙공동체의 뿌리를 내린 상남공소의 가장 큰 소원이자 고민은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할 공소건물을 세우는 것. 95년부터 몇몇 신자들이 한푼 두푼 정성을 모으고 교구와 본당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부지(300평)는 확보했지만 건물 신축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
번듯하게 짓는 것은 아예 단념하고 조립식 건물만 세우려고 해도 건축비가 6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마련한 돈은 800만원이 채 안된다. 노인이 많은 산골 공소에서 나머지 건축비를 모으려면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최요안 선교사는 “교구와 본당에서도 상남공소 신축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나 건축비 마련이 용이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산골 마을 신자들이 마음 편히 하느님을 만나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뜻있는 신자들의 도움을 바란다”고 말했다.
상남공소 신자들은 4월15일 부활절 미사를 새 공소에서 봉헌하길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후원 계좌:농협 325040-52-021137(예금주 이동수)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