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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기도...대화...웃음...그리고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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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뒷걸음질이다. 청소년들은 당황해 했다. 얼굴에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천교구 청소년사목부(전담 정봉 신부)가 주관한 2005년 청소년자원 봉사활동 현장. 봉사를 신청한 청소년 50여명 중 8명이 18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역곡1동 작은 예수회 역곡 장애인 공동체 분원 (분원장 이영환 수사)을 찾았다. 20~60대 남성 정신지체ㆍ뇌성마비 장애인 9명이 생활하는 신앙 공동체다.
 그런데 봉사를 하겠다며 찾아온 청소년들 표정이 심상찮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김진휘(야고보 고1 주안8동본당)군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봉사단 막내 최유한(비오 중1 대야동본당)군도 이런 분위기 자체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며 힘든 표정을 내비쳤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봉사활동. 장애인을 이렇게 가까이 접하는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장애인들은 코앞까지 다가와 뚫어져라 얼굴을 쳐다보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괜히 옆에 와서 툭툭 건드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이유없이 팔뚝을 꼬집기도 했다.
  에라~ 모르겠다. 청소년들은 결국 장애인들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끼리끼리 놀자 를 택했다. 야! 모여모여. 자기네들끼리 둘러앉아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깔깔댔다.
  너희들 뭐하는 거야! 벼락이 떨어졌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내가 볼 때 너희들은 이곳에서 사는 장애인보다 더 장애가 있는 것 같아. 영적 장애. 장애인 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는 이영환 수사의 훈계가 계속됐다. 너희들은 이곳에 봉사하려고 왔어. 그런데 정작 해야 할 일을 잊고 하고 싶은 대로만 하니 답답하구나. 이곳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꼭 책임지고 해내는 영혼이 맑은 사람들이야. 아침 저녁으로 기도도 거르지 않아. 너희들이 장애인들을 통해 진지한 삶의 자세를 배웠으면 해.

 이 수사가 묵주기도를 제안했다. 정신 연령이 3~10세에 불과한 장애인들이 영광의 신비 기도문을 척척 외웠다. 묵주기도 후 분위기가 일변했다. 우선 청소년들 눈빛이 달라졌다. 청소년들은 장애인 옆에 꼭 붙어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손도 잡았다. 면도를 해주고 목욕도 함께했다. 약수터 산책길도 동행했다. 처음에는 겉으로만 맴돌던 조판선(대건 안드레아 중1 소사3동본당) 군도 스스럼없이 장애인들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었다. 너는 너 나는 나 따로이던 웃음이 이제는 너와 나 모두 함께하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청소년들을 이끌고 봉사에 함께 나선 최현규(이냐시오 21 가정동본당)씨가 대견한 듯 청소년들을 바라봤다.

  이번 행사가 단순히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일상 안에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역곡 장애인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구자천(호영 베드로 37 뇌성마비)씨. 청소년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청소년 한명한명 앞에 다가가 눈 앞에서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우광호 기자 kwangh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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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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