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가출했다가 3개월 만에 돌아왔다. 또 다른 아이는 7개월 만에 다시 찾아왔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서너 번씩 가출 경력이 있는 아이들이다. 무엇이 그들을 ‘새샘터’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걸까. 가출한 아이들을 한번도 찾아나선 적은 없다. 어디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강제로 데려오거나 잘해줄 테니 돌아가자고 회유한 일도 없다. 물론 그들에게는 돌아갈 가정이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닌 듯하다.
새샘터에는 아이들에게 모성과 부성적 모델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문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도 전혀 지칠 줄 모른다.
두 자녀의 엄마인 한 자매(아이들이 이모라고 부른다)는 얼굴 모습이나 말씨 기타 여러 면에서 따뜻한 인상에 밝고 쾌활한 모습이다. 그 이모는 아이들의 귀지 파주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아이들이 이모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모자간이다.
상담을 맡고 있는 또 한 자매 역시 따뜻한 모습이다. 그 자매는 특히 아이들에게 간식 만들어 주는 것을 좋아한다. 상담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지만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다. 누나와 동생간에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듣는 편안한 분위기다.
부성 역할을 하는 형제들은 아이들과 운동을 자주 하는데 그 나이에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탁구나 축구 가릴 것 없이 아이들과 함께 잘 뛴다. 그 형제들은 엄격한 면도 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감정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많은 고민을 하며 아이들과 대면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무척 따르고 신뢰한다.
한 번은 담배를 끊어보겠다는 아이가 있었다. 내가 아무리 구워삶아도 씨가 먹히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게 됐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새샘터라고 하는 집안에서 아이들은 다정하게 함께 놀아주는 ‘아버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처음으로 체험한다. 그런 체험 속에서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에 겹겹이 쌓여있는 짐을 덜어놓고 아니 부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던 부모 상(像)을 정리하면서 참다운 자신을 찾아간다. 이것이 ‘치유의 작업’이리라.
가출했다가 돌아온 아이가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새샘터로 돌아왔을 때 반갑게 맞아주던 동생들 형 스텝분들의 표정 대화 그 모든 것들을 잊을 수가 없다. 어느새 나와 새샘터 식구들은 피는 같지 않지만 한가족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친부모님과 살았을 때 느끼지 못했던 많은 감정들을 난 새샘터에서 느낄 수 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