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11시가 지나면 원주 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관장 신동민 신부)은 인근에 사는 60~80대 노인들로 북적거린다. 지난 92년부터 복지관에서 결식 노인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장수식당’이 문을 열기 때문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정성이 듬뿍 담긴 반찬은 식사량이 적은 노인들도 말끔히 그릇을 비울 정도로 맛깔스럽다. 저소득층 결식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전국에 많지만 장수식당은 단지 식사만 제공하는 여느 무료급식소와는 차원이 다르다.
식당을 찾는 노인들은 누구나 식당 지하에 마련된 물리치료실을 찾아 각종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 관절염 고혈압 등 노인성 질환이 많기 때문에 질병에 맞는 쑥찜과 운동치료요법 등을 받는다. 물론 치료비는 받지 않는다. 또 간호사가 상주해 있어 필요하면 언제든지 건강상담을 할 수 있다. 식당 옆에는 작은 상담실이 마련돼 있다. 상담을 원하는 노인이 방문하면 전문 상담요원이 친절하게 상담해 준다. 사소하게 남과 다툰 얘기에서부터 며느리와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노인들은 나름대로의 고민을 속속들이 털어 놓는다. 장수식당은 식사도 제공하고 병도 고쳐주고 노인들의 고민도 해결해 주는 이른바 ‘토탈노인복지센터’다. 이 때문에 초창기에는 이용자가 20~30명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70~80명으로 늘어났고 노인대학이 개강하면 150명이 훌쩍 넘는다.
장수식당은 복지관 일대 노인들에게 휴식처이자 사랑방으로 자리잡았다. 장수식당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이용했다는 정복자(88 원주시 봉산동)할머니는 “점심을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병을 치료해 주고 고민까지 들어줘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주가톨릭종합복지관 정복희(알마)씨는 “처음에는 폐쇄적이고 소극적이던 노인들이 식사뿐 아니라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받으면서 한층 밝고 활력있게 생활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식인원은 늘어나는데 기금은 점점 줄어들어 식당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고 아쉬워 했다.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