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 우리도 하느님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11일 오전 서울 미아5동성당(주임 김연중 신부) 사랑방. 3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여성 외짝교우 10여명이 펜을 들었다. 본당 선교분과위원회가 마련한 ‘남편에게 편지쓰기’시간.
한참을 머뭇거리던 외짝 교우들은 그 동안 남편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사연들을 한 줄 한 줄 써내려 갔다.
“나에게 소원이 있다면 당신과 성당 의자에 나란히 앉아 고운 마음으로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것입니다.”(40대 주부)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당신과 함께 성당에 나가고 싶은 내 소원 하나 들어주지 못해요.”(30대 주부)
이들은 성가정을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편지에 담았다. 원망 섞인 글도 적지 않았다.
“당신이 성당에만 나와 준다면 나 고생시킨 것 모두 용서할 수 있어요.”(30대 주부)
“나는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데 왜 당신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해 주지 않나요.”(40대 주부)
그러나 대부분의 편지에는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배어 있었다.
“가정을 위해 늘 고생하는 당신의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당분간은 성당을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50대 주부)
편지쓰기가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60대 할머니가 가장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할머니는 초등학생 수준의 필체와 어색한 문장이지만 그동안 남편에게 차마 말로 못한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수많은 사람 중에 하필 우리가 만나 한평생을 살아온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당신과 함께 살아온 인생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우리가 같은 신앙을 가지지 못한 것입니다. 이제 제발 가족들 말을 듣고 성당에 나오세요.”
미아5동본당은 이날 외짝 교우들의 편지를 취합해 각 가정으로 발송했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