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9일 러시아를 비롯해 옛 소련에 속했던 독립국가연합(CIS) 연합의 10개국 가톨릭 교회 지도자들에게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복음의 증인이 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9일 사도좌 정기 방문(앗 리미나) 중인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젠의 교회 지도자들에게 “포도밭은 복잡한데 일꾼이 적다고 해서 상심하지 말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교황청의 통계에 따르면 이들 10개 국가의 전체 인구는 2억2000만명이 넘지만 가톨릭 신자는 19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교황은 수십년 동안의 공산 박해로 인해 가톨릭 신자들이 유배를 당하고 순교했지만 이제는 희망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복음의 메시지는 신자들에게 희망을 채워줄 뿐 아니라 확고한 윤리 도덕적 가치에 토대를 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지만 가난한 이들과 곤경에 처한 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러시아 주교들에게는 70년간의 호전적인 무신론 체제가 남긴 징후들이 아직도 엄존하지만 사목 직무를 수행하는 데 결코 좌절해서는 안된다면서 러시아 국민의 정서와 문화를 아는 본토 출신의 사제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러시아 정교회를 비롯해 다른 그리스도교 지도자들과 인내하면서 사랑에 찬 대화를 계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모스크바의 타데우스 콘드루지비츠 대주교는 러시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산 치하에서 박해를 받았지만 러시아 정교회와 교회 일치를 위한 대화는 여전히 어렵다면서 러시아 정교회는 가톨릭 교회가 그들의 관할 지역을 침범해 정교회 신자들을 개종시키려 한다는 부당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고 교황에게 호소했다.
대주교는 그러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히고 아울러 러시아 정교회에 대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