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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초대 받지 않는 겨울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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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는 겨울이다. IMF 경제위기 이후 역전이나 공원에 가면 초췌한 얼굴과 때에 절은 옷을 걸친 채 앉아있는 노숙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노숙도 그들의 자유이며 노숙을 이유로 차별받을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노숙인들을 무능력하고 게으른 존재로 여기거나 거리분위기를 해치는(?)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다.
아마도 노숙인들에게 이 추운 겨울은 더욱 더 추운 겨울로 생각될 것이다. 쉼터에 가자니 그 엄한 규율에 숨을 죽여야 하고 길거리에서 잠을 청하자니 동장군의 위세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0.8평의 쪽방이라는 데를 찾자니 이들에게 단돈 몇천원을 손에 쥐기도 쉽지 않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특별히 성당이나 교회 복지기관들은 심심찮게 겨울손님(?)을 맞게 된다.
“저…여기 신부님이나 수녀님을 뵐 수 없나요.”
“예 왜 그러신가요.”
“집에 돌아갈 여비가 떨어져서 그러는데… 단지 얼마라도 도와주십시오.”

“여기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돈이 필요하면 일을 하시든지 아니면 동사무소나 찾아가 보십시오.”
“갈 데가 없으니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여기는 아저씨를 도와주는 데가 아니어요. 다른 데로 가보세요.”
“저도 신자입니다.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아저씨! 신자라고 그래도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적지않은 실랑이질을 벌이다 못내 돌아서는 노숙인들은 또 다른 곳으로 힘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한 노숙인에게 도움을 주면 꼬리를 물고 또 다른 노숙인이 찾아오고…. 설령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그 돈은 노숙인들의 허기를 잊는 소주 값으로 전락해버린다.

때로는 돈 몇푼을 주면서 “아저씨 이 돈으로 절대로 술 드시지 마세요”라고 당부해 보지만 오로지 술만이 노숙인들을 위로해준다. “아저씨 그렇게 길에서 주무시지 마시고 좋은 쉼터를 소개해 드릴테니 쉼터에 들어가시죠”라고 이야기하면 노숙인들은 총총히 사라진다.
주님! 현실을 무시하고 냉랭히 거절하는 마음이 아픕니다. 과연 이 겨울손님(?)을 어떻게 맞이해야 합니까? 당신도 노숙인들처럼 길거리를 방황하며 사람들에게 숙박을 청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을 내치는 것처럼 마음이 괴롭습니다.
“너희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같은 사람들을 불러라.”(루가14 13)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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