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김치다.’
IMF 경제위기 당시 각 본당에서 전개한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서울 도봉1동본당(주임 김승철 신부)이 ‘김치 나누기 운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봉1동본당은 최근 성당에 ‘사랑의 김치 냉장고’를 설치하고 김치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본당측은 김치가 필요한 사람들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김치 냉장고를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지하 주방 앞에 설치하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호응은 예상 밖이었다. 당초 김치를 가져갈 사람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김치 냉장고를 갖다 놓자 하루 평균 10여 포기씩 김치가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신자 아닌 사람들까지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김치 냉장고의 주된 이용 계층은 홀몸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 신자들이 김치를 직접 배달해 주지만 때로는 이들이 직접 성당에 와서 가져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김치 냉장고 문을 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김치가 떨어진 적은 한번도 없다. 김치가 모자랄 때쯤이면 이름 모를 신자들이 몰래 김치를 다시 채워 넣기 때문이다. 이 김치 냉장고는 아무리 퍼도 마르지 않는 샘물을 닮았다.
김승철 주임신부는 “지역에 저소득층이 많아 김장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사랑의 김치 냉장고를 설치했다”며 “김치 냉장고는 본당과 소외된 이웃을 연결해주는 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