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해 확실한 것 두가지.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것과 그 죽음이 언제 닥칠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위령성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11월30일 인천교구 답동 주교좌본당(주임 이수일 신부)이 죽음을 묵상하는 신자 모의 장례식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저녁 8시 1000여명의 신자들은 제각기 흰색 봉투를 하나씩 들고 성당에 모였다. 신자들은 장례식이 시작되자 버리고 싶은 나의 단점 하느님과 배우자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유언장 등을 넣은 이 봉투를 ‘아(我)’라고 씌어진 관 속에 넣었다. 죽음 묵상과 공동고백에 이어 모든 신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사가 구슬프게 낭독됐다.
이어 관 속에 들어있는 봉투를 모두 꺼내 불에 태우자 ‘나’는 한줌의 재로 변했다. 유언장과 함께 낡은 ‘나’를 버린 신자들은 새로운 ‘나’를 찾아 집으로 돌아갔다.
답동본당의 모의 장례식은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인 죽음을 묵상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고 좀더 나은 삶을 가꿔 나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죽음을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삶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현세를 살아가자는 것.
그동안 재임한 본당에서 이같은 장례식을 한 차례씩 치러온 이수일 신부는 11월 한달 동안 죽음에 대한 일일 묵상자료를 배포 신자들이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또 유언장 양식을 나눠줘 한달 동안 묵상한 내용을 쓰게 하고 그것을 이날 모의 장례식에 가져오게 했다.
모의 장례식에 참석한 송광식(이사악)씨는 “평생 처음 유언장이란 것을 쓰면서 기분이 묘했다”면서 “인생을 정리하는 유언장 작성과 지금까지의 나를 ‘죽이는’ 장례식을 통해 언제 죽음을 맞더라도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남정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