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동 산동네를 아십니까.’
서울 은평구 구산동 시립병원에서 장기 입원치료를 받은 폐결핵 환자들 가운데 오갈 데 없는 이들이 병원 근처 산허리에 하나 둘씩 둥지를 틀면서 생겨난 허름한 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마을 주민은 대부분 의지할 곳 없는 홀몸인데다 거동마저 불편한 1종 생활보호 대상자들.
하루하루의 일상에 큰 변화가 없는 이 산동네에 모처럼 경사가 났다. 비록 10평 남짓한 조립식 판넬 하우스지만 마음 편히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경당이 마을 한가운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산동네 150여 가구 중 40여 가구가 천주교를 믿는 이들은 미사에 참례하려면 산아래 역촌동본당(주임 남국현 신부)까지 10여분 걸어 내려가거나 한달에 한번 있는 시립병원 공소 미사를 기다려야 했다. 특히 폐결핵 후유증 탓에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일은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다.
남국현 주임 신부와 신자들은 이들의 딱한 사정에 가슴 아파하다 “산동네 형제들에게 작으나마 ‘하느님의 집’을 지어주자”며 한두푼씩 돈을 모았다. 산 아랫동네 신자들과 산동네 신자들은 마침내 지난 11월30일 아름다운 마음이 깃들인 이 경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했다.
산동네 신자들은 “함께 모여 기도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라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역촌동본당 관계자는 “비록 작은 경당이지만 거동이 불편한 산동네 신자들이 마음 놓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하느님의 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희망과 기다림의 대림절을 앞둔 산동네 신자들에게 이 경당은 미리 받은 성탄절 선물이나 다름 없다.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