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 치유 기도모임에서 치유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치유의 은사’가 특정한 신자 계층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라고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지적했다.
신앙교리성은 11월23일 발표한 ‘치유 기도에 관한 훈령’에서 치유 기도모임 때 자주 회자되고 있는 ‘치유의 은사’는 사도들을 비롯한 최초의 복음 선포자들이 예수에게서 받은 치유의 능력과는 다르다면서 “치유 기도모임에서 ‘치유의 은사’가 특정 범주의 참가자들 예컨대 그 모임의 인도자들에게 있다고 보는 것은 자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신앙교리성은 훈령에서 “기도로 모든 질병을 치유할 수는 없다”면서 치유 기도모임에서 중요한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은총이 성령을 통해 어떤 사람에게 나타나도록 자신을 온전하게 맡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훈령은 “병자가 치유를 바라는 것은 좋은 일이고 매우 인간적이며 그 바람이 하느님께 바치는 신뢰의 기도 형태를 띨 때 특히 그러하다”면서 그러나 “기도에 의지하는 것은 건강을 보존하고 회복하는 데 효과적인 자연적인 수단들의 사용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려한다”고 밝혔다.
훈령은 신자들이 치유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고 이런 기도가 성당이나 다른 거룩한 곳에서 이루어질 때에는 서품받은 교역자가 그 기도를 주재할 때 타당하다고 규정했다.
훈령은 이와 함께 치유 기도를 전례적인 기도와 그렇지 않은 기도로 구별하고 전례적 치유 기도는 로마 예식서의 ‘병자 축복 예식’에 규정된 의식에 따라야 하며 교구장 주교는 전례적 치유 예식에 관한 교구 규범을 발표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런 전례적 치유 예식은 비록 주교나 추기경이 집전한다 하더라도 교구장의 명시적인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훈령은 이밖에도 치유 기도나 구마 기도는 미사나 성사 또는 성무일도를 바치는 도중에는 결코 하지 말아야 하며 다만 신자들의 기도 때에 병자의 치유를 위한 특별한 지향은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훈령은 치유 기도와 관련해서 지역교회(교구) 직권자들(주교나 총대리 등)이 신자들을 올바로 지도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신앙교리성장관 요셉 라칭거 추기경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승인을 얻어 지난 9월14일자로 서명해 이날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