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6만명.
통계청이 2000년 3월 고용동향 에서 밝힌 국내 취업자수는 남자가 1221만1000명 여자가 844만9000명이다. 이같은 수치는 전체 15세 이상의 인구 3601만3000명의 57. 자신의 의지로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통계는 단순히 수치상의 의미를 넘어 직장 선교의 당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직장 사목 관계자들은 “60만 군(軍)은 선교의 황금어장 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2000여만명의 직장인은 아직도 선교의 사각지대 에 놓여있다”며 직장 선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전교구 직장·직종사목 전담 김동규 신부는 “최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주일 근무 직장인이 늘어나는 등 전통적인 본당 중심의 교회 구조를 위협하는 사회적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교회는 이같은 사회 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정확히 파악해 직장 선교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교활동의 주 무대를 거리나 아파트 단지에서 직장 사무실로 하루 빨리 옮겨야 할 때라는 말이다.
하지만 직장 선교의 이같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선교를 직장 단위에서 접근하는 시도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장사목 관계자들은 직장 선교가 잘 이뤄지지 않는 원인을 본당 사목과 구별되는 직장 사목 고유의 특성에서 찾고 있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목국 직장사목부 장광재 신부는 “일반적으로 본당 선교가 속지주의에 바탕을 둔 여성 선교라면 직장 선교는 속인주의에 기초한 남성 선교라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직장 선교는 본당 선교와 다른 차원 이라는 인식이 직장 선교활동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선 본당 사목자들은 “본당에서 선교 및 사목의 범위를 직장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적게는 3000명에서 많게는 1만여명의 신자를 관리하고 있는 현재의 도시 본당 구조상 직장인에 대한 배려는 힘에 부치는 실정이다.
선교운동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선교의 열쇠는 본당 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교계 구조와 여건상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개신교에서는 성직자가 교회 인근의 공장과 병원 대규모 사업장 등에 직접 나가 선교와 목회활동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김태형(33·시몬)씨는 “얼마 전 공장 인근에 있는 한 개신교 목사가 점심시간에 공장을 직접 찾아와 근로자들과 예배를 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가톨릭 교회도 직장인들이 교회를 체험할 수 있도록 각 본당 차원에서 적극성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공장 근처 성당의 신부님을 모시고 점심시간에 공장 잔디밭에 둘러앉아 말씀의 전례라도 거행하고 싶다”며 “본당 사정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많은 수의 직장인들을 교회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직장선교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데는 활성화되지 못한 직장 신우회 조직에도 원인이 있다. 대부분 직장내 신자 공동체가 친목모임 수준에 그치고 있어 정작 직장 복음화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직장사목 관계자들은 “직장 신우회가 활성화 되면 직장 선교는 자연히 따라오는 결과”라고 말한다. 실례로 대전교구는 각 직장별 소공동체 모임을 지난해부터 월 1회에서 주 1회로 전환하는 등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선교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불과 1년전만 해도 200여개 안팎이던 직장 소공동체가 최근에는 300여개로 늘었으며 동료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운동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신자 직장인들은 직장 선교를 신우회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교구 차원에서도 관심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예로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목국 직장사목부가 매일 2000여명의 직장인들에게 신앙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묵상 글과 교회신문 사설을 E-메일로 보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직장 선교에 대한 사목적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가정방문 선교 거리선교에 대한 방법적인 연구가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는 것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전연구단지 가톨릭교우 직장연합회 이익환(바오로)회장은 “본당에 여성이 70라면 직장에는 남성이 70인 만큼 교회의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라도 직장 선교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직장 일로 바쁜 남성들을 교회로 불러오기 위해서는 본당 차원의 기존 선교개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