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주일학교 고1 학생이 뭔가에 심취해 있어 가까이 가 보니 최근에 나온 멀티플레이어였다.
주머니에 쏙 넣을 정도 크기인 멀티플레이어는 m
3 동영상 게임 이미지 등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복합기능을 갖췄다. 청소년들이 미디어에 왜 쉽게 중독되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청소년들은 휴대전화나 인터넷 같은 각종 미디어의 지속적 확장 덕분에 과거 부모 세대에게 없는 전문성을 갖췄다. 그러면서 부모 통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문화와 의사소통에 접근한다.
싸이월드에서 싸이질 을 하거나 문자메시지에 익숙한 엄지족 이 돼버린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강력한 또래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문화의 생명이 자기표현 능력이라는 면에서 이미 청소년들은 적극적 문화 생산자 위치를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심화된 세대 문화적 격차와 문화적 주체로서 청소년을 인정하기보다 그들을 가정 학교 학원이라는 미시적 공간에 제한시켜 통제와 훈육의 대상으로 남아 있게 한다.
청소년들의 주체성 형성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공간은 더 이상 가정 학교 교회가 아니다. 바로 대중문화다. 그들은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는 신촌 대학로 동대문 홍대 압구정 등지의 거대 소비문화공간에서 획일적이고 동질화한 문화(노래방 비디오방 소주방 PC방 찜질방 등)의 수동적 소비자로 조작되는 반면 억압적 입시제도와 성적 만능주의에 대한 저항과 해방의 의미를 찾아내기도 한다.
이 시대에 청소년을 읽어낸다는 것은 곧 청소년 문화를 읽는 것과 같다.
청소년 이해는 그들의 주체성 형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이미 그들 삶의 방식이 돼버린 청소년 문화를 떠나서는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더 이상 전통적 청소년사목이 아닌 청소년 문화사목 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