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5일
본당/공동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서해안 곳곳의 수병들 찾아 한달에 10여번 섬 군함 방문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출항 1시간 전.

해군 2함대 사령부 소속 1200t급 초계함 부천함은 출항 준비로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함장 이명환(야고보)중령은 10분 단위로 출항 준비상황을 점검하며 수병들을 일일이 독려했다. 출항 준비가 거의 끝나갈 무렵 사령부 만포대본당 주임 김현수 신부가 함정 후미 갑판의 태극기에 거수 경례를 하고 함정에 올랐다.

“신부님이 오셨습니다. 수병들은 후미 갑판에 집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안내 방송을 들은 수병들은 바쁜 일손을 놓고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주님 이제 우리의 수병들이 바다에 나가 열흘 동안 생활하게 됩니다. 이들이 작전을 무사히 잘 수행하고 몸 건강히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김 신부는 바다로 떠나는 수병들을 위해 진심어린 마음으로 강복을 했고 신자 수병들은 허리를 숙이며 성호를 그었다.

이제 겨우 한달. 6월에 대위로 임관해 5주간의 행정학교 교육과 해병대 사령부에서의 특수훈련을 마친 김 신부는 지난 8월11일 2함대 사령부로 발령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김 신부는 아직 새내기 군종장교의 티를 벗지 못한 모습이다.

“처음 군대에 온 기분입니다. 아직까지 낯선 것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예비역 병장으로 군복무를 마친 김 신부지만 해군생활은 첫 경험. 육군에서 사병으로 복무하면서 배운 모든 군사 용어와 경험들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됐다. 수병들의 고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른다.

“넓은 지역에 병력이 분포되어 있는 육군과 달리 해군 군종사목은 함정과 섬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많은 수병들이 섬에 나가 있고 또 배가 한번 출항하면 보름 가까이 바다에 머물기 때문에 수병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김 신부는 물과 거리가 먼 강원도 산골 출신의 신부. 해군 군종장교로 임관하기 전만 해도 수영을 전혀 못했고 배는 타본 일조차 없다. 그러나 훈련을 통해 이제는 수영을 할 수 있게 됐고 배타는 일에도 제법 익숙해졌다. 해군을 잘 모른다고 생각한 만큼 더 많이 노력한 결과다.

기도를 마친 김 신부는 함정의 구석구석을 돌며 수병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격려해 주었다. 위문품으로 가져온 떡도 직접 나눠줬다. 수병들은 김 신부가 건네주는 따뜻한 떡을 받아 들고는 즐거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김 신부의 사목활동은 주로 현장에서 이뤄진다.

사목이 현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김 신부의 사목 범위는 매우 넓다. 김 신부가 매월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섬만 10여곳. 수병들이 서해안 곳곳의 섬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섬에 나갈 때면 수병들뿐 아니라 섬 주민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기도 한다. 또 섬에 나가지 않을 때면 사령부내 의무대와 교도소 등지를 방문해 어려운 처지의 수병들을 일일이 위문한다. 혼자서 군종 해양 의료 교정사목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하루 24시간이 짧다.

“수병들이 고생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수병들과 함께 하는 사목을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할 생각입니다.”

“날씨 이상 없음 모든 출항 준비 완료. 출항.”

출항을 알리는 안내 방송과 동시에 배는 천천히 기지를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김 신부는 떠나는 군함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 신부는 부천함이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렇게 한참을 부두에 서 있었다.【우광호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0-10-0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9. 5

콜로 1장 13절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