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6000만 온 겨레의 감동과 아픔을 뒤로 한채 지난 18일 3박4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반세기라는 길고도 긴 이별뒤의 너무나 짧은 만남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한 이산가족에게는 그리움만 더했지만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의 단초라는 점에서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현대사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대희년에 이산가족상봉의 면면을 지켜본 대한적십자사 봉두완 부총재(68·다윗). 북측방문단을 떠나보내고 난 18일 오후에 만난 봉 부총재의 얼굴에는 감동의 여운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적십자사 부총재로서 북측 이산가족 상봉단을 맞은 감회는.
북한이 고향(본적 평양시 설암리)인 나로서는 가슴벅찬 감동을 느꼈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중책을 맡아 적잖이 걱정을 했지만 천주교 신자로서 믿음을 가지고 적십자맨으로서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그들을 맞았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끝났다. 이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의 의미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번 이산가족상봉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성취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위대한 발걸음을 뗀 것이다.
▲지난 85년 이산가족 상봉과 이번 이산가족 상봉의 차이점은.
지난 85년의 이산가족 상봉은 정책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이산가족상봉은 통일로 가는 출발점이다. 당장 9월과 10월에 이산가족상봉이 추진되고 있지 않는가. 분명 85년 상봉 당시와는 다른 거스를 수 없는 변화가 느껴진다.
▲지속적인 상봉이 이뤄지기 위해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며 또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송환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가.
우선 그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줘야 한다.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도 남북정상간 믿음이 기반이 되지 않았던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등도 정부 차원에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더 이상 미적거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서 호스트 역할을 한 봉 부총재와 북쪽의 장재언(사무엘·조선카톨릭교협회 중앙위원장) 조선적십자중앙위원장 모두 천주교 신자인데 무슨 인연이라도 있는가.
같은 가톨릭 신자이자 적십자 일도 같이 맡게 된 것을 신비스럽게 생각한다.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다. 하느님의 인도가 없었다면 카운터 파트너로서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또한 천주교가 그만큼 남북 교류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이산가족 상봉이 민족염원인 통일로 승화되기 위한 한국 가톨릭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동안 한국 가톨릭은 남북교류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다만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남쪽 성당과 북한의 성당과의 자매결연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 같은 기반을 토대로 교회도 신자들을 대상으로 통일시대에 대비한 통일교육 등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할 때다.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