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를 열심히 해서 200명 300명씩 입교시키면 뭐합니까. 본당에 교리를 가르칠 사람이 없는데요.” “한 교리반에 예비신자가 30∼40명이 넘으면 교리교육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선교운동을 준비하는 본당들의 공통된 고민은 예비신자가 늘어나도 이들을 관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본당 성직자와 수도자 3∼4명이 100∼200명 단위의 예비신자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선교운동 관계자들은 수준 높은 평신도 교리교사를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선교운동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선교운동에 성공한 본당들은 예외 없이 평신도 교리교사 확보에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초 350여명의 예비신자를 모은 서울대교구 수유동본당(주임 황흥복 신부)은 평신도 교리교사가 35명에 이른다. 대전교구 전민동본당(주임 정재돈 신부)도 자체적으로 양성한 50여명의 교리교사들에게 예비신자 교리반을 맡기고 있다.
평신도 교리교사 양성 및 활용의 이점은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교리교사가 많다 보니 교리반의 수를 늘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5∼10명 단위의 소공동체 중심 교육이 가능해진다. 또 교리교사와 예비신자간의 1대 1 교육을 통해 예비신자에게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자연히 예비신자 대비 세례자 비율도 높아진다. 일부 본당에서는 교리교사가 매주일 예비신자 가정을 순회하며 교리교육을 진행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평신도가 예비신자에게 교리를 가르칠 때는 특히 주의할 점이 있다. 인천교구 사목국 김효철 차장은 “평신도 교리교사 중에는 개인적인 신앙체험을 마치 보편적인 것으로 전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칫 정통 교리가 잘못 전달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모 본당에서는 평신도 교리교사가 가르친 내용이 나중에 본당 사제가 실시한 종합교리교육 내용과 달라 예비신자들이 큰 혼란을 겪은 적도 있다.
이에 대해 선교 관계자들은 성직자가 한달에 한번씩 전체 예비신자들을 대상으로 종합교리를 실시하는 등 보완책을 함께 실시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교구 전민동본당 주임 정재돈 신부는 “처음 평신도 교리교사를 양성할 때만 해도 걱정이 컸는데 지금은 오히려 본당 공동체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함께 보고 있다”며 “사제가 전체 예비신자를 대상으로 종합교리를 하는 기회가 있는 만큼 평신도 교리교사 운영에 따른 일부 우려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수유동본당 부주임 조신형 신부도 “평신도 교리교사들이 워낙 열성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예비신자들의 반응도 좋다”며 “교리교사와 예비신자들이 한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예비신자들의 믿음도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나아가 “평신도 교리교사 문제는 부정적인 효과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은 만큼 발전적인 방향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교구는 평신도 교리교사 양성을 위해 2년 전부터 16주 과정의 평신도 예비신자 교리교사학교를 자체적으로 운영해 최근까지 600여명의 교리교사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료생들은 현재 교리교육 활동뿐 아니라 선교 첨병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교구차원에서 교리교사를 직접 양성하는 문제를 놓고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본당별로 30∼50여명의 교리교사가 필요한 실정이기 때문에 교구가 나서서 일년에 300∼500명 정도 교리교사를 양성한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교구 차원에서 배출한 교리교사들이 과연 각 본당의 독특한 사목환경에 잘 적응하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각 본당 현실에 따른 차별화된 선교운동을 전개하는데 있어서도 교구 차원의 획일적인 교리교사 양성은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선교 전문가들은 교구에서 교리교사 양성 프로그램 및 관리 지침을 마련하고 각 본당이 이 지침에 따라 자체적으로 교리교사를 양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또 교구에서 장기적인 심화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교리교사의 질을 높이고 장기 근속 교리교사에게는 일정한 지위를 보장하는 제도도 검토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 2000년대 복음화사무국 원충연 신부는 “교리교육은 이제 교리지식의 전달 차원이 아니라 교회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체험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이 점에서 평신도 교리교사가 이끄는 소공동체 교리반 운영은 예비신자들에게 신앙의 참 기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