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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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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농부들은 옛날 농부들처럼 땅에 대한 애정이나 공경심이 없는 일을 하는 것 같다.

실제로 농부들이 트랙터를 가지고 일하면서 막 욕설을 하는 장면을 종종 본다. “이 빌어먹을 이 신세를 언제나 면한다지? 죽어라 죽어.” 이러한 모욕도 땅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땅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우리의 살아있는 땅이 트랙터 때문에 마구 짓눌리고 독한 비료나 농약 때문에 죽어가는 것이다.

거기다가 덧붙여서 지금 시골에서 농사짓는 사람들 중에는 이미 농사꾼 아닌 농사꾼이 많은 게 또한 사실이다.

오늘 함평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탔는데 만원을 달라고 한다. “시골 사람들이 만원을 주고 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겠습니까?”하니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시골 사람들이 더 잘 이용합니다” “시골 사람들이 무슨 돈으로요?” “시골 사람들이 더 부자에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런 말을 들을만한 농민이 요즈음 꽤 있는 것 같다. 땅값 오르기만을 학수고대하거나 시설농사나 공장식 축산으로 돈 벌 생각이 앞서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하기는 농촌이고 도시고 할 것 없이 대다수가 이런 식이다. 농민도 그렇고 도시노동자도 또 과학자든 언론인이든 대부분의 직업인들이 하고 있는 일은 전부 소득경쟁 뿐이다.

이것이 대세이니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신앙인들까지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는 길이 아니라 죽으러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죽으러 가는 길을 가면서 자꾸 이것을 살 길이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사목자는 따라갈 수 없는 길이다. 적어도 죽음의 길에서는 불복종해야 한다.

반면에 요즈음 시골로 가서 농사짓고 살겠다는 젊은이들이 꽤 늘고 있다고 들었다. 이것은 참 좋은 변화인 듯 싶다. 아마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기도 하고 사회전체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는 표시인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이나 농사꾼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전부 참 신앙인이다. 이들은 죽임의 길을 거부하고 생명의 길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광란의 물질적인 욕구와 경쟁주의 세상에서 손해를 자처한 사람들이다. 신앙이 없으면 생명농업을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돈 욕심을 버리고 시골로 내려가겠다는 걸 보면 인간에게 신앙의 힘이란 막강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혼자서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우리 모두 이 말을 기억하며 어려운 길을 선택한 농민들의 꿈이 언젠가는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믿고 기도하도록 하자.

▲다음 필자는 마산교구 남영철(합천본당 주임)신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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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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