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셋째주일인 16일은 한국 주교회의가 정한 다섯번째 농민주일 이자 농민들의 대희년이다. 농민주일을 맞아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확대 속에서 갈수록 힘들어지는 우리 농촌의 현실 WTO(세계무역기구)와 식량 안보 문제를 살펴보고 한국교회가 대안으로 제시한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 의 현황과 과제를 알아본다. 편집자
▲농촌의 현실=해마다 수입농산물이 크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현재 25선으로 떨어졌다. 전체 농산물 1312 품목 중에서 쌀과 쇠고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품목이 완전 개방되어 잡곡류의 경우 91가 수입 농산물이다.
쌀 재고량 또한 1997년 현재 국제 식량기구(FAO)가 권장하는 600만 섬(국민전체 2개월 소비량)에 훨씬 못미치는 270만 섬에 불과하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연말 재고량이 1000만 섬 이상 유지되었으나 94년 800만 섬으로 줄어들었다가 95년에는 200만 섬대로 내려앉았다.
논과 밭을 포함한 전체 농지 면적도 85년 214만4000ha에서 10년이 지난 95년에는 198만5000ha 지난해에는 189만8900ha로 줄어들었다. 95년까지 연평균 2.4의 높은 감소율을 보이다 최근 2-3년 사이에는 그 감소율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40-50년 후에는 우리나라 농지가 완전히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와 달리 비농민의 농지소유가 증가하면서 휴경지 면적이 증가 추세에 있다.
농가인구도 급격히 감소하면서 고령화가 심각하다. 농가인구는 90년 총인구의 15.5에서 95년에는 10.5 98년에는 9.5로 급속히 감소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농민이 93년 34.2 98년 44.5에서 2004년 53.1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94년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 후 농촌경제가 계속 위축되면서 도시 근로자와 비슷하던 농민의 소득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고 만성적인 농가부채에도 허덕이고 있다. 99년 4월말 현재 전체 농가부채는 2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농업부문에 큰 영향을 미친 UR로 인한 세계 무역 자유화는 주요 농산물 수출국과 곡물 메이저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주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식량수입국의 농업 생산을 위축시켜 농촌 붕괴와 이로 인한 환경파괴 현상을 심각하게 불러오고 있다.
▲WTO와 식량 안보=현재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일부 식량수출국의 곡물 공급량이 세계 곡물 시장 전체의 60-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몇몇 곡물 메이저들이 세계 곡물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천재지변 등으로 인해 수출국에 흉년이 들거나 몇몇 곡물 메이저들이 담합하면 세계적인 식량대란이 발생할 수 있어 우리처럼 식량수입국의 식량안보는 남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상태로 전락하게 된다.
또한 지속 가능한 개발 을 염두에 두지않은 채 강대국의 무분별한 개발이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확대에 따라 더욱 가속화 됨으로써 생태계 파괴를 심화시키고 있고 환경파괴와 기상이변에 따라 사막화 농지부족 물부족 생물종 멸종현상을 더 부채질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만 볼 수 없어서 전세계 농민 시민운동 단체들은 지난해 11월말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미국 시애틀에 모여 격렬한 반대시위를 벌였고 결국 그 압력과 회원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회의는 결렬됐다. 그러나 이 회의 결렬과는 관계없이 지난 94년 UR협상타결 때 약속됐던 농산물 서비스 분야의 추가적인 무역자유화에 관한 협상이 올해 3월 말부터 재개됐다.
이 협상을 앞두고 세계 농민 환경단체들은 이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 UR 협정이 각 나라 농민 노동자를 희생시키고 환경을 파괴하면서 다국적 기업에 모든 이익을 귀속시키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무역 자유화를 위한 논의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 무역 협상의 주요 과제는 농산물 무역을 좀더 자유롭게 하고 각 나라 자국농업에 대한 보조를 감축시키자는 것 등이다. 이는 결국 자유무역 체제 하에서는 관세와 농업에 대한 보조정책으로 어렵게나마 농업생산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와 같은 식량수입국의 농업기반을 더 붕괴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전자조작 식품들이 농약투성이의 수입농산물과 함께 우리 밥상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점점 어려워만 가는 우리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현실적인 농업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더불어 우리 교회도 가난하고 소외된 농민들을 위해 해야 할 몫이 있다. 그 대안으로 94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것이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 이다. 【이연숙 기자】